「金順德기자」 동화속의 신데렐라는 왕자와 결혼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산다. 남자 하나 잘만나면 영원히 행복할 수 있다는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현대여성들에게 남겨준 채. 그러나 신데렐라는 결혼후에도 행복했을까. 극단 예 창단작품으로 서울 서교동 소극장 예에서 공연중인 「F/S 219.03」은 동화 「신데렐라」를 거꾸로 해석한 연극이다. 2백19.03이란 유리구두의 사이즈를 일컫는 말. 그러나 이 작품속의 신데렐라는 왕자의 손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는 순종적인 여자가 아니다. 『동화 「신데렐라」의 원전이 되는 서양 민담을 보면 신데렐라의 계모는 둘이었답니다. 첫번째 계모는 신데렐라가 목뼈를 부러뜨려 죽였다는 거죠. 이같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동화를 통해 우리사회 구조적 모순과 현대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김영환씨의 설명이다. 연극은 신데렐라(이경이 분)가 자신이 죽인 첫번째 계모의 환영을 보며 괴로워하는데서 시작한다. 두번째 계모는 신데렐라 대신 자신의 딸을 왕자비로 만들기 위해 딸의 발가락을 자른다. 왕자비가 되지 못한 신데렐라는 자기 힘으로 농장을 일구고 억척스러운 농장주가 되어 이렇게 말한다. 『이제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편협한 제도와 남성들에 의해 조작되고 유린된 신데렐라의 허상에 매달리는 여성이 아니라 주어진 삶을 인정하고 극복하면서 독립적인 여성이 될 것입니다』 아직도 「동화다운 결말」을 원하는 관객을 위해 연극은 이혼한 왕자와 신데렐라가 결혼하는 것으로 끝맺는다. 12월1일까지 화∼목 오후7시반, 금토 오후4시반 7시반, 일 오후4시반. 02―322―0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