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喜相기자」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압도적인 승리로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美 대선 1라운드는 싱겁게 끝났다. 그러나 클린턴의 행보는 자유롭지 못하다. 선거전 막판 수주일간은 그럭저럭 넘어갔고 선거에 큰 변수가 되지도 않았으나 「민주당이 외국의 이해관계자들에게 부당한 선거자금을 얻어 썼다」는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유세기간 중 불거진 것만 해도 인도네시아 대만 한국등 아시아 각국 관련 헌금비리설이 있고 심지어 「경제제재 해제 조건부」로 이라크계 선거자금을 얻어썼다는 의혹도 일었다. 대선에선 패했지만 상하원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한 공화당 진영에선 『조만간 청문회를 열어 따지겠다』는 엄포가 나온다. 과거보다 조사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미국 정가에서는 『지금부터 수개월간이 대선 2라운드』라고 입방아를 찧는다.특히 클린턴은 과거 2년간 「화이트워터」사건을 비롯해 백악관 주변의 크고작은 스캔들에 시달렸다.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서지만 재판정에서 「신문」도 받았다. 오죽 신경이 쓰였으면 대선승리 연설에서 이 문제를 끄집어 냈을까. 클린턴은 『선거자금에 관한 개혁을 향후 국정의 큰 가닥의 하나로 삼겠다』면서 『의회의 협력을 구한다』고 정중히 말했다. 실제로 클린턴은 뉴트 깅리치하원의장(공화)을 비롯한 공화당의 협조없이는 앞으로 2년간 아무 일도 제대로 못한다고 말하는 정치분석가들도 있다. 그러나 공화당의 공세가 클린턴 개인에게 집중될 것같지는 않다. 공화당의 트렌트 로트 상원 원내총무는 『공화당은 대통령을 불러다 세우는 것을 능사로 여기지 않는다. 우리는 미국민을 위해 일해나갈 뿐』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클린턴의 첫 임기중 「의회주도권」을 과신하다 연방행정업무가 두차례 중단되면서 인심을 잃은 공화당으로선 무턱대고 「헐뜯기」식 의회운영을 해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