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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스케치]방송국사람들 『월요일의 공포』

입력 | 1996-11-10 20:23:00


「朴元在기자」 시청률의 위력은 대단하다. 매주 월요일 오전이 되면 TV3사는 제작간부에서 일선PD에 이르기까지 초조한 심정으로 지난 한주일간의 시청률 결과를 기다린다. 시청률 수치와 순위 변동에 따라 최소한 2∼3일간의 방송국 분위기가 좌우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멀쩡히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명예퇴장」의 운명을 밟기도 한다. 한 오락프로 PD는 『마치 수험생 시절로 돌아가 성적표를 받아 보는 느낌』이라며 씁쓸해 했다. 누가, 무엇이 시청률을 결정짓는가. 정답은 서울시내에 거주하는 3백가구의 TV수상기 4백10대다. 시청률조사 전문기관인 미디어서비스코리아(MSK)는 △가족수 △소득 △학력 △직업 △연령 등 서울시민들의 인구학적 변수를 감안해 대표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 패널가구를 위촉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시행중인 시청률 조사방식은 △전화조사 △일기식 △오디미터(Audimeter) △피플미터(Peoplemeter) 등 4가지가 있는데 MSK는 피플미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피플미터식 시청률 조사의 핵심장비는 TV 수상기안에 부착되는 명함갑 크기의 전자감응장치와 가구 구성원별로 고유번호가 입력된 특수리모컨이다. 전자감응장치는 패널가구의 식구들이 TV를 켜는 시점부터 시작해 채널을 이리저리 바꾸다 TV를 끌 때까지의 모든 시청 행태를 빠짐없이 체크한다. 각 프로의 시청률은 이 데이터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다. 특수리모컨은 좀더 구체적으로 가족중 누가 해당 프로를 봤는지를 밝혀낸다. 남편과 아내, 아들과 딸은 TV를 켜거나 채널을 돌릴 때마다 이미 리모컨에 입력돼 있는 각자의 고유번호를 누르고 이 기록은 시청자의 성별 연령별 특성을 계량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방송가 일각에서는 △표본 가구수가 적고 △이들의 대표성을 인정하는데 한계가 있으며 △대상지역도 서울로 한정된 점을 들어 시청률 결과의 신빙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MSK는 지난 91년12월 첫 조사결과를 발표한 이래 해마다 패널가구의 20∼25%를 교체해 오고 있다. 시청률 집착풍토의 폐해가 지적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한장짜리 시청률 서류는 여전히 「공룡」과 같은 존재로 여의도 방송계를 짓누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