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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광고업계 표절시비 몸살…분유등 외국것과 비슷

입력 | 1996-11-11 20:20:00


「李英伊기자」 하늘 아래 새로운 광고는 없는가. 창의성을 생명으로 하는 광고계에서 일부 인기광고가 외국것을 베꼈다는 표절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저작권법 개정으로 광고업계도 더이상 「모방의 안전지대」일 수 없는 현실인데도 모방흔적이 역력한 광고가 판을 치고 있다. 외국 광고사의 제소를 받고 사과와 함께 TV광고를 중단한 기업까지 있다. 요즘 방영중인 M백화점의 애니메이션 광고는 일본의 「드림스」라는 향수광고와 거의 비슷해 표절시비에 휘말려 있다. 사람이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만화형식으로 처리한 이 광고는 얼마전 PC통신에 표절비난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P사의 매직립스틱 TV광고는 외국 패션전문잡지 「CLEO」를 본뜬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기차안에 나란히 앉아있던 남녀가 기차가 터널을 통과한 뒤 옷매무새가 흐트러져 있어 「무슨 일인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야릇한 분위기의 상황설정이 매우 흡사하다는 것. J사 건강드링크 광고는 말보로 담배광고와 흡사하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자금성 앞에서 중국인들이 군무(群舞)를 추는 장면으로 영화 「마지막 황제」를 연상케 하는이 광고는부작용 경고를 알리는 자막만 없다면 말보로 광고로 착각할 정도라는 것. 인쇄광고도 마찬가지다. 얼마전 「월 사용료를 내렸다」는 카피와 함께 바지를 내린 여자의 하반신 장면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S이동통신 광고는 「모든 남자들은 평등하다―그들이 자기 바지를 내리기 전까지는」이라는 카피로 선보인 남자 속옷 「짐」광고와 아주 유사하다. 아기띠로 아기를 안은 미시주부를 등장시킨 N사 광고도 일본의 한 가방광고와 비슷하다는 지적. 다리를 벌리고 오른손은 아이를, 왼손으론 당당하게 허리를 짚고 있는 주부의 모습이 헤어스타일을 제외하고는 의상, 신발까지 유사하다. 젖소머리를 극대화한 S우유의 광고도 영국 석탄 광고가 사용한 앵글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모방광고는 광고의 생명인 창의성을 좀먹는 악성 바이러스』라며 『저작권법 발효로 노골적으로 베끼는 광고는 다소 줄어들었지만 교묘하게 외국 유명광고를 모방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