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5년간 내전을 벌여온 과테말라의 정부군과 반군이 평화협정에 합의했음을 알바로 아르수 대통령과 반군이 11일 각각 발표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紙가 12일 보도했다. 아르수 대통령은 이날 이베로-아메리칸 정상회담에서 지난 3년간 진행돼온 반군과의 평화협상이 타결돼 오는 12월29일 과테말라시티에서 협정이 공식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롤란도 모란 반군사령관도 유엔 중재단이 배석한 가운데 멕시코 시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화협정의 완결부분인 반군의 동원해제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 졌음을 확인했다. 평화협정과 완전한 휴전을 이행하기 위한 헌법 및 선거개혁 등 일부 사항은 아직 협상을 남겨놓고 있으나 평화협정의 골자는 이제 결정됐다고 양측은 밝혔다. 중남미를 통틀어 가장 긴 만35년동안 10만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간 내전이 종식됨으로써 과테말라는 병력규모를 크게 축소할 계획이며 이로 인해군부의 영향력이 급속히 위축되는 반면 지금까지 경제적, 사회적으로 극심한차별을 받아온 원주민 인디언들의 인권이 신장되고 이들의 토지소유권과 빈곤문제등이 개선될 전망이다. 평화협정에 명시된 내용은 이밖에도 대통령 한사람에게 집중돼 있던 권한을 의회와 법원에 일부 이양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정부개혁과, 내전중 양측에 의해 자행된 인권침해사례를 조사하기 위한 위원회 구성, 악명높은 민방위단체 및 민병대 해체등이다. 과테말라 내전은 지난 54년 美중앙정보국(CIA)이 주도한 쿠데타로 좌익 야코보 아르벤스대통령이 축출되고 군부독재가 시작되자 지난 61년 11월12일 중남미 최초의 마르크스주의 게릴라단체들이 무장봉기하면서 시작됐다. 좌익 게릴라 세력은 2년만에 1만명 이상으로 급속히 불어났으며 과테말라 정부군은 반군소탕의 명분으로 반군 지지세력인 원주민들을 대량학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