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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근촌 백관수­봄기운은 어찌 이리 더딘가

입력 | 1996-11-13 20:41:00


「金次洙기자」 「윤재근 지음」 일제하 독립투사로 동아일보 사장을 지낸 芹村 白寬洙선생(1889∼1961)의 일대기. 근촌은 선비정신을 지닌 지사(志士)이자 독립운동가였을 뿐 아니라 언론인 문필가 사상가였다는 게 이 책의 평가. 1919년2월 일제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2.8독립선언서」를 작성, 발표했던 일이나 신간회를 주도하면서 민족 대단결을 역설했던 일, 1937년 동아일보 사장을 맡은 뒤 언론을 통한 국민계몽에 앞장섰던 것 등을 통해 근촌의 애국정신과 강인함을 엿볼 수 있다는 것. 특히 동아일보 사장시절 기자들에게 『기사 하나하나가 조선민족의 심장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격려했다는 일화는 언론에 대한 근촌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 저자는 근촌의 나라사랑이 해방후에도 식지 않았다는 것을 증언과 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한민당 창당에 깊이 관여한 뒤 험난한 야당의 길을 걸었던 일이나 제헌의회에서의 헌법기초위원 활동 등이 바로 나라 바로세우기를 위한 근촌의 노력이었다는 것. 저자는 그러나 우리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근촌이 뜻을 끝까지 펴지 못한 채 6.25전쟁중 납북된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저자는 근촌이 지조와 절개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로 선비풍의 집안전통과 仁村 金性洙선생과 古下 宋鎭禹선생 등과 평생을 동지이자 친구로 지냈던 것을 꼽았다. 한양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시론」 「한국시문학비평」 「문예비평의 논리와 실제」 등의 저서를 펴냈다. 증언과 자료를 바탕으로 근촌의 일대기를 있는 그대로 그렸다는 게 저자의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