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張桓壽기자」 프로와 아마의 스카우트 시기를 조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연세대에 가등록을 먼저 한 뒤 프로야구 LG와 최근 입단계약을 해 물의를 빚고 있는 휘문고 내야수 손지환과 덕수상고 투수 김민기는 잘못된 제도가 빚어낸 「피해자」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지난 봄 연세대로부터 진학 권유를 받자 선뜻 제의를 수락했다. 대학 진학은 고교생이면 누구나 그려보는 꿈. 그러나 이들은 LG가 3억원이 넘는 돈보따리를 싸들고 오자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결국은 도장을 찍고 말았다. 이때부터 양측은 팽팽한 대립국면에 들어갔지만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는 상태. 프로는 영구실격이란 「전가의 보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4년전 신일고 강혁(한양대)에게 한국야구위원회가 처음 휘두른 이 칼은 프로가 최종 목적지일 수밖에 없는 어린 선수의 생명을 단번에 끊어버릴 수도 있는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다. 프로의 고졸신인 계약시한이 11월 1일에서 15일까지로 한정돼 있지만 계약서상의 날짜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이는 있으나 마나한 규정. 반면 선수를 빼앗긴 연세대측의 대응 방안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가등록때 지급한 「장학금」에 대한 위약금 공증도 선수가 고의든 아니든 대입 수능시험에서 떨어지기만 하면 백지가 되고만다. 이에 따라 스카우트 시기를 △양측이 동시에 하거나 △프로가 먼저 하고 난 다음 남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아마가 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첫번째 안은 프로와 아마가 동일한 계약서 양식을 만든 뒤 일정 시한을 정해 자유경쟁을 하는 것. 이중계약이 나올 경우 공증날짜가 빠른 것을 인정하면 된다. 두번째 안은 아마측으로선 차선책. 좋은 선수의 스카우트는 힘들지만 프로와의 외나무 다리 대결은 피할 수 있다. 『이러다간 그나마 명맥을 이어오던 대학야구도 말라죽고 말 겁니다. 무슨 재료가 있어야 자장면을 만들든지 하죠』 연세대 김충남감독의 하소연엔 「아마야구의 현주소」가 그대로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