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을 훼손하면 화를 입는다」. 최근 들어 건설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돌고 있는 속설이다. 이 속설이 나돌게 된 것은 북한산에서 내부순환도로 공사를 맡았던 설계 시공업체들이 지난해 잇달아 도산하면서부터. 시공을 맡은 유원건설이 지난해 6월, 설계를 맡은 삼우기술단이 지난해 9월 각각 부도처리되면서 업계에서는 『북한산의 신령이 노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퍼졌다. 삼우기술단은 70년대에 설립된 국내 최고의 설계회사로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북한산공사 설계후 유신코퍼레이션으로 흡수되고 말았다. 유원건설은 북한산을 통과하는 터널을 뚫기 위해 지하굴착기를 다수 도입했다가 결국 한보에 인수당하는 신세가 됐다. 현재 북한산에서 공사를 벌이고 있는 업체들은 이 속설이 계속 마음에 걸린다. 때문에 공사가 시작되기 전 한차례 고사를 지내면 그만인 것을 분기마다 5,6차례씩 크고 작은 고사를 지내며 탈이 없기를 기원한다.〈河泰元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