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차안에서 승객을 마취시킨 뒤 금품을 털어가는 신종 지하철범죄가 발생, 승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달 29일 밤9시반경 서울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지하철을 탄 회사원 金모씨(47)가 약물에 마취된 뒤 현금 20만원과 신용카드 등이 든 지갑을 털린 사실이 15일 뒤늦게 알려졌다. 金씨는 『노약자 보호석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앞에 나타난 20세전후의 청년 3명에게 신문을 이용하는 교묘한 수법으로 마취강도를 당했다』고 말했다. 범인중 한명이 통로를 막아서고 두명은 가까이 다가서더니 신문을 펼쳐 다른 승객들의 시선을 차단한 뒤 신문지끝 부분을 코있는 쪽으로 자꾸 밀어 별 생각없이 몇차례 피하다가 을지로4가를 지날 때 정신을 잃었다는 것. 金씨는 『신문지 끝에 강력한 마취제가 묻어 있어 정신을 잃은 것 같다』며 『홍대입구역이라는 안내방송에 정신이 약간 들었으나 몸은 가눌 수가 없었고 2호선을 완전히 한바퀴 돈뒤 을지로 4가역에 도착해서야 간신히 몸을 추스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金씨의 지갑은 운전면허증과 구내식권만이 남겨진 채 서울교대역 공중전화부스에서 발견됐다. 金씨는 『동료들과 시청근처에서 막걸리 서너잔을 마신 상태였지만 취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회사원 李모씨(58)도 역시 2호선에서 약물을 이용한 범죄단에 지갑을 털리는 등 서울지하철에서 최근 두차례나 이같은 신종 범죄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 행정반장 朴昌柱경사는 『지하철에서 그동안 「아리랑치기」사건은 있었으나 약물마취범죄는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梁泳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