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우리는 이웃끼리 서로 돕고 협력하는 공동체 의식을 사회의 큰 덕목으로 여겨왔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인 정서가 산업화를 거치면서 변질되고 있음을 종종 보게 된다. 이웃끼리 협동하는 공동체 의식이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사람들 사이에 공동이익을 지키거나 쟁취하는 명분으로 원용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변질된 공동체 의식이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데 있다. 세계가 지구촌으로 좁아진 무한경쟁시대에 우리끼리의 화합만으로는 무차별적인 해외공세에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는 더이상 우리끼리만 잘 살아보겠다는 것을 지켜보지는 않는다. 이제는 사업자간 경쟁이 상거래 질서를 어지럽히는 반목으로 인식돼서는 안된다. 사업자간 담합이 화합으로 미화돼서도 물론 안된다. 무한경쟁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시장부터 자유롭고 공정한 경쟁체제를 확립해야 한다. 당사자로서야 경쟁이란 피곤한 것이고 가급적 피했으면 싶은 게 당연하다. 하지만 경쟁을 통해 기업체는 원가절감 기술개발을 하게 돼 경제가 건실해진다. 소비자는 값싸고 질좋은 상품을 이용하게 되므로 국민후생이 증진된다. 지금 미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면서도 물가가 안정된 것은 철저한 개방정책을 채택한 결과다. 우리는 때때로 국민정서라든지 지역정서라는 이름으로 비경쟁적이고 비경제적인 행동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세계화의 물결 속에서 이같은 정서에 집착한다면 우리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