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泓中기자」 검찰이 지난달 서울시극장협회장 郭貞煥씨(66·합동영화사대표)를 구속한데 이어 태흥영화사 대표 李泰元씨(58)까지 조세포탈혐의로 구속함에 따라 영화계에 대한 검찰의 전면수사 배경과 수사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은 지난 15일 태흥영화사와 동아수출공사 극동스크린 삼영필름 서울필름 등 5개업체와 계열사 대표 및 경리관계자를 전격소환, 이들 업체의 탈세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검찰은 이중 李씨가 대표로 있는 태흥영화사가 2억4천여만원, 계열사인 태흥영화배급사와 태성영화사가 2억4천여만원 등 모두 4억8천여만원을 포탈한 혐의를 밝혀냈다. 검찰이 이처럼 집중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한국영화계의 해묵은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郭씨의 구속에는 한때 郭씨의 심복이었던 시나리오작가 출신 영화감독 李일목씨의 폭로성 일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지난 89년 씨네하우스 방화사건을 실행, 8개월간 옥살이를 했던 그가 말을 바꾼 것이다.이에 따라 서울지검 강력부가 씨네하우스 방화사건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 郭씨를 구속하게 된 것. 검찰수사가 진행되자 郭씨와 경쟁관계에 있는 李씨는 대종상 작품상 결정과정에 로비의혹이 있다며 지난달 22일 고발장을 제출, 郭씨를 더욱 궁지에 몰아넣었다. 李씨는 고발장에서 지난 4월 대종상 시상식에서 이례적으로 미개봉작인 「애니깽」이 최우수작품상과 감독상을 차지한 것은 제작자인 郭씨의 로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李씨의 고발장은 항간의 의혹을 제기했을 뿐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해 검찰수사를 통해 郭씨를 꺾으려는 李씨의 시도는 실패하고 말았다. 오히려 이 고발장은 부메랑처럼 李씨에게 되돌아왔다. 검찰이 郭씨와 李씨의 갈등을 이용, 영화계 비리전반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는 계기를 잡은 것이다. 검찰의 전면수사에 따라 한국 영화계는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영화계 주변에서는 기존의 충무로체제가 무너지고 삼성 대우 등 대기업의 배급망과 함께 외국영화사의 전국 직배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