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서 술집을 경영하는 李湧鎭씨(28·마포구 토정동)는 지난달 16일 길에서 휴대전화를 습득한 뒤 한달동안 마음고생을 해야 했다. 이날 영업을 마치고 가게를 정리한 뒤 자정이 조금 넘어 건물을 나서던 李씨는 현관 앞에서 휴대전화를 주웠다. 자신도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가 찾은 적이 있어 분실한 사람이 얼마나 답답해 할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하루가 지나도 주인과 통화가 되지 않자 李씨는 한국이동통신 고객센터에 전화로 습득신고를 했다. 신고를 받은 여자상담원은 『알았다. 곧 찾아서 연락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었다. 답답해진 李씨는 다시 전화를 걸었다. 다른 상담원이 전화를 받았다. 그뒤로 또다시 일주일이 흘렀으나 역시 연락이 오지 않았다. 李씨는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다. 다시 전화를 건 李씨는 상담원에게 따졌다. 李씨의 항의를 받은 상담원은 『그러지 말고 가까운 한국이동통신 대리점에 갖다 달라』고 말했다. 李씨는 『대리점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으니 회사에서 직접 휴대전화를 가져다가 주인에게 돌려주라』고 말했다. 상담원은 『그렇다 면주인을 찾아 연락해 주겠다』고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일주일동안이나 소식이 없었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던 李씨는 지난 14일 한번 더 전화를 걸었다. 한국이동통신 고객센터에 휴대전화 습득 및 분실만을 신고받는 전화가 따로 설치돼 있다는 사실을 그때 비로소 알았다. 李씨는 그곳으로 전화를 걸어 그동안 자신이 수차례에 걸쳐 신고한 사실조차 접수돼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기가 막혔다. 『직원들이 조금만 성의껏 일을 처리했으면 늦어도 2,3일이면 주인에게 되돌려줄 수 있었던 것을 한달이나 걸리게 하다니요』 한국이동통신측은 이에 대해 『상담원이 잃어버린 사람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습득자와 직접 연결해 주지 않고 주운 휴대전화를 대리점에 맡기라고 권유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상담원을 더욱 철저히 교육시키겠다』고 말했다. 〈洪性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