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炳熙기자」 버려지는 하수의 열에너지를 건물의 냉난방에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됐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기전(機電)연구실 신현준박사팀은 94년부터 2년반의 연구끝에 하수 폐열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의 핵심장치와 기술을 개발하고 실용화를 위한 마무리 실험을 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하수가 가진 열을 냉매에 전달, 냉매가 물을 식혀주거나 데워주는 원리를 이용한 것. 아파트단지나 대형건물 등에 냉방과 난방 온수공급을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장치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지역의 하수온도가 겨울철에는 섭씨 8.2∼11.5도, 여름철에는 22.3∼27.2도로 나타나 충분한 에너지원이 된다는 것. 신박사팀은 지난해 서울 우면동지역 아파트에서 하수를 이용한 난방 기초실험을 끝냈고 올해초 냉난방 통합시스템을 개발해 서울 하수처리장 한곳에 시스템을 설치했다. 신박사는 『지난해 기초장치만으로 한 난방실험과 올 여름 하수처리장 주변 아파트에 대한 냉방실험결과 에너지절약형 냉난방장치로 보급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하수열을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난방수요가 많은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에서 먼저 시작돼 1, 2차 석유파동을 거치며 본격화됐다. 현재 이런 시스템을 갖춘 나라는 스웨덴 노르웨이 일본 덴마크 이탈리아 등으로 주로 지역냉난방시스템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지역하수처리장과 연계 설치를 해야 한다. 서울의 경우 앞으로 재개발지역 같은 곳에 10만t 규모의 작은 하수처리장을 건설할 계획이어서 실용화 전망은 밝은 편. 신박사는 『하수열을 활용할 경우 탄산가스 문제같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새로 서게 될 신도시에는 이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볼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