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든 실내든 어김없이 터져나오는 『에∼ 마카레나』. 이와 함께 빙빙 돌아가며 끝없이 반복되는 짜증스런 춤동작. 개성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따분한 유행이다. 그런데도 모두들 마카레나 열풍에 휩쓸려 돌아간다. 정말 「모르면 간첩」이라 할 정도다. 도대체 소개된지 얼마나 됐다고 그러는가. 이런 식의 유행은 문제가 있다. 애틀랜타 올림픽 중계방송을 통해 선보인 게 처음이었다. 미국에서 인기니까 우리도 즐겨야 한다는 식 아닌가. 그것도 당장에. TV방송들이 경쟁하듯 채널마다 호들갑을 떨며 문화사대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쇼프로마다 뒤질세라 마카레나를 선보였으니 「고성 산불」처럼 번져갈 수밖에. 급기야 야구장의 응원가와 율동에 이어 광고에까지 열병처럼 나타났다. 그게 어디 노래인가. 후렴구절이고 소음공해일 뿐이지. 또 무슨 춤이 그런가. 단순한 몸짓만 계속 반복되니 말이다. 그런데도 아무 생각없이 좋다고 즐기는 청춘들은 또 뭔가. 물건만 외제가 있는 게 아니다. 노래도 춤도 모두 고유문화의 산물이다. 무작정 따라 하자고만 해서야 되겠는가. 총칼만 없지 식민지가 되기는 마찬가지다. 제발 주체성을 좀 갖자. (유니텔ID·불피·mini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