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方炯南기자」 퇴진배경이 여전히 설왕설래되는 孔魯明전외무장관이 18일 조용히 출국했다. 孔씨는 이날 오전 9시50분 대한항공 738편으로 김포공항을 떠났다. 비행기의 행선지는 일본 남부 규슈(九州)의 가고시마(鹿兒島). 그는 오랜 친구인 金炳連전한국국제협력단부총재(전 노르웨이대사)와 부부동반으로 떠났다. 최종목적지나 체류기간은 달라질 수도 있으나 이들은 2주일가량규슈에서쉬기로 했다. 이들이 해외여행을 함께 떠나기로 한 것은 지난 4일 외무장관공관에서였다. 孔씨는 하루전인 3일 李壽成국무총리에게 사의를 표명한 뒤 이날밤 金씨에게 전화, 4일 공관에서 아침식사를 같이했고 그날 사표를 냈다. 해외여행 얘기는 식사도중에 金씨가 먼저 꺼냈다. 다만 孔씨는 또다시 화제의 대상이 되는 것을 꺼려 출국사실을 극비에 붙였다. 외무부의 옛 측근들도 마찬가지였다. 孔씨 일행은 이날 오전 11시40분발 규슈 후쿠오카(福岡)행 아시아나 132편을 예약했으나 이것을 급히 취소, 가고시마행 대한항공을 타는 양동작전까지 펴며 보도진을 따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