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然琇기자」 SBS 드라마 「임꺽정」(토일 밤9.50)에 곰 사슴 오소리 등 살아 있는 동물들이 대거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주말 방영된 3,4부에서는 갖바치(이정길분)가 도술을 닦는 과정에 진짜 여우가 등장했다. 여우가 신음소리를 내며 쓰러진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는 SBS 미술부 소도구팀이 강원도 사육장에서 산 여우였다. 여우를 마취한 뒤 촬영을 했지만 제작진은 촬영기간 내내 간담이 서늘했다고. 촬영을 마친 여우는 일산에 있는 SBS탄현스튜디오 근처에서 사육됐으나 적응하지 못하고 얼마후 슬픈종말을맞았다. 「임꺽정」에는 이외에도 곰 멧돼지 토종돼지 구렁이 부엉이 오소리 사슴 말 소 토끼 닭 등 수많은 동물들이 등장한다. 소도구를 담당하는 박상수씨는 『20여종 1천여마리가 동원됐다』며 『17년동안 소도구담당을 했지만 한 드라마에 이렇게 많은 종류의 동물이 소요된 것은 이번이처음』이라고말했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강원도 철원에 세워진 청석골 오픈세트는 토종돼지 닭 토끼 등 가축들의 사육장이 됐다. 그중에서 수십마리의 토종닭들은 6개월이상 산중에 풀어놓자 야성을 되찾아 산으로 올라가버리는 일이 속출했다. 연출자인 김한영PD는 『닭을 잡아서 가지라』며 제작진을 독려했지만 영영 찾지 못한 닭들이 많다고. 소 2마리와 토종 검은 돼지들은 백정의 생활과 잔치장면 등을 촬영하기 위해 직접 도살 전문가들을 동원해 잡기도 했다. 1주일에 고구마 한가마니씩을 먹었던 멧돼지는 6개월간의 촬영이 끝난 뒤 바비큐 파티의 「제물」이 됐다. 촬영이 가장 어려웠던 동물은 곰이었다. 제작진은 꺽정이 곰을 때려눕히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사육장에서 빌린 곰을 16번이나 마취했으나 마취가 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멧돼지도 움직이질 않아 폭파장치를 해 놀라게 하는 등 한나절 이상을 씨름했다. 꺽정이 백두산에서 마주칠 호랑이는 외국에서 수입한 호랑이가죽으로 만든 박제를 이용했으며 꺽정이 기거하는 청석골 산채에 걸린 호랑이 가죽도 진짜다. 김한영PD와 박상수씨 등 제작진은 『촬영전 고사를 지낼때마다 희생된 동물들의 영혼을 위해 빌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