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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화제]『돈만보면 진절머리 나요』한국은행 박성재씨

입력 | 1996-11-19 20:47:00


「尹鍾求기자」 박성재씨(54)에게 1억원은 반나절 일거리도 안된다. 어느 장관부인은 1억7천만원, 국방장관은 1억5천만원에 패가망신했지만 박씨는 거액을 버리느라 바쁘다. 한국은행 발권부 출납과 참사. 시중은행이 보낸 낡은 돈을 폐기하는게 일이다. 하루에 20억원을 「버린다」. 『돈! 진절머리가 납니다』 그는 대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가 1년에 버리는 돈은 약 7천억원. 약 1억2천만장. 하루 평균 32만여장의 지폐가 박씨의 손을 거쳐 휴지조각이 된다. 올해로 28년째. 10원짜리 지폐가 유통되던 69년부터 반평생을 돈버리면서 돈벌어왔다. 이제는 책상위에 겹겹이 쌓인 돈만 보면 스트레스가 쌓인단다. 『옛날에는 기계에 손으로 일일이 돈다발을 집어넣으며 구멍을 뚫었죠. 손가락 잘리는 사고도 많았어요』 지금은 고액권의 경우 대부분 자동정사기로 잘게 썰어서 재활용품으로 쓰인다. 1천원권은 천공기로 구멍을 낸 다음 분쇄소각장에서 최종폐기된다. 28년동안 그가 버린 돈만 해도 현재의 화폐가치로 치면 20조원에 가깝다. 하지만 박씨는 딸랑거리는 동전 한닢도 쓰기가 아깝다.그의 봉급은 1백만원 정도.한달 평균 5백83억원을 버리는 「노동」에 대한 피같은 대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국의 한국은행 본지점에서 폐기한 돈은 약 5조원으로 8억6천여만장, 5t트럭 1백82대 분량이다. 이중 14% 정도를 박씨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