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甲植기자」 『영화 「마유미」의 김현희나 「제4공화국」의 장영자역 등 성격이 강한 배역을 자주 맡아 특정 인물로 기억되는 때가 많습니다. 어떤 장르나 인물이라도 소화할 수 있는 연기자로 남고 싶습니다』 「동양적 미모의 소유자」 또는 영화 「마유미」의 김현희로 기억돼온 탤런트 김서라(27)가 시트콤과 멜로물의 주인공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그는 케이블TV의 오락채널 현대방송(채널19)의 시트콤 「삼층집 사람들」과 MBC 「화려한 휴가」(월화 밤9.50)에 겹치기 출연하고 있다. 「삼층집…」에서는 개성이 강한 여성학 강사 여인옥으로 등장하며 엉뚱한 여성론을 주장하는 코믹연기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평소 차분하면서도 고전적인 그의 이미지는 시트콤의 웃음과는 부조화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지만 폭소가 끊이지 않는다. 「화려한 휴가」에서는 채린역을 맡아 옛 애인(최재성)과 남편(유인촌) 사이에서 갈등하는 비운의 여인으로 특유의 매력을 보여준다. 그는 『남들을 웃기는 일만큼 어려운 게 없다고 하지만 시트콤이나 코믹연기는 평소 하고 싶었던 분야』라며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런 연기가 오히려 웃음을 유발하는 비법』이라고 말했다. 방송가에서는 이같은 색깔변화의 원천을 그의 프로정신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제4공화국」의 장영자역은 부정적 이미지가 강한 데다 실존인물이어서 젊은 연기자가 꺼리는 배역이고 코미디 프로는 더욱 비선호 분야이기 때문이다. 김서라는 『「너무」 젊을 때는 주인공만 최고라고 여겼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다양한 경험이 좋은 연기의 바탕이라는 믿음이 생긴다』면서 『멜로물이나 코미디 등 장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주어진 배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올해초 명지대사회교육원의 레크리에이션과에서 놀이극 연기강의를 맡기도 했던 그는『내년이 데뷔 10년째를 맞는 만큼 연기의 꽃을 피워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