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會平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속한 나라는 18개국. 국가수로는 세계에서 10%가 채 안되지만 경제력에서는 절반을 넘는다. 더 나아가 경제전문가들은 장래의 시장성에서 아태(亞太)지역의 역동성을 최고로 평가한다. 한국의 대외거래에서도 APEC의 비중은 결정적이다. 교역은 69%, 해외투자는 73%가 이 지역에 몰려있다. 요컨대 APEC를 빼고는 해외경영을 이루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APEC이 갖는 위치부터 보자. 지난해 전세계의 인구는 53억7천4백만명. 국민총생산(GNP)은 28조8천9백27억달러, 1인당 GNP는 5천3백76달러. 수출 수입이 각각 5조달러를 약간 넘는다. APEC를 구성하는 미국 한국 일본 멕시코와 아세안국가 등 18개국의 인구는 21억8천9백만명, 세계의 40.7%를 점한다. 미국 일본과 3대시장을 구성하는 유럽연합(EU)이 3억7천2백만명(6.9%)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수적 우세가 두드러진다. 경제력을 집약해 보여주는 GNP는 15조7천9백85억달러로 54.7%를 점하고 있다. 이중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미국(세계전체의 25.1%)을 빼더라도 APEC가 당장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주역임을 보여준다. 1인당 GNP는 나라마다 차이를 보인다. 일본이 4만6백81달러로 선두이며 싱가포르가 2만7천5백83달러, 미국은 2만7천5백47달러로 3위로 처졌다. 우리나라는 작년 1만1백47달러로 18개국 가운데 10번째. 싱가포르나 홍콩 대만 등 경쟁국들이 우리 앞에 서있다. 물건을 내다파는데서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앞서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수출 수입을 합친 교역량은 2천6백2억달러. 전세계적으로는 11위권인데APEC에서는 7위권이다. 국제교역의 대부분이 APEC회원국의 손에서 좌우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따라서 APEC가 우리경제에 갖는 영향력도 간단찮다. 지난해 한국의 수출실적은 1천2백50억달러. 이중 69.2%인 8백65억달러가 APEC회원국들에 나갔다. 수입비중은 69.3%. 해외투자 비중은 더 크다. 작년 규모는 1백27억7천5백만달러, 이중 회원국으로 들어간 것은 93억3천1백만달러로 73%에 달한다. 회원국 외국인들의 대한(對韓)투자는 전체 1백63억2천6백만달러중 1백16억4천9백만달러(71.4%). 그러나 정작 회원국들과 가까운 분야는 관광이다. 지난해 해외로 나간 관광객은 3백81만9천명, 들어온 외국인은 3백41만8천명이다. APEC회원국과 나가고 들어오는 비율은 각각 83.4%, 85.9%이다. 지리적인 유리함이 아직은 파고들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