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眞敬기자」 중남미에서 2세기만에 평화적 정권교체로 관심을 모았던 아이티의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전대통령(43)이 권좌에 있을 때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가 집을 나설 때면 수백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몰려와 그를 에워싼다. 「아이티의 빈곤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사람은 아리스티드」라고 쓴 쪽지를 내미는 사람도 적지 않다. 퇴임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빈곤층사이에서 그는 변함없는 충성을 받고 있다. 최근 그는 자신이 이끄는 정당인 라발라스운동 집회에서 2000년 대선에서 그가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는 목소리들을 확인했다. 르네 프레발 현대통령도 라발라스운동 소속이다. 아리스티드는 지난해말 대선에서 프레발을 밀었지만 최근에는 프레발행정부가 원조국들에 잘 보이는데만 몰두, 일반 국민들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가 잇단 라발라스운동 집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도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는 프레발 대통령을 곤란하게 할 의도는 없다고 말한다. 아리스티드는 아이티 역사상 최초의 자유민주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지 7개월만인 91년 9월 군부쿠데타로 쫓겨나기 직전 총리가 바로 프레발이었다. 주위사람들은 두사람이 피를 나눈 동지 이상이라고 말한다. 아리스티드는 3년간의 망명생활 끝에 미국의 군사개입으로 94년 10월 조국에 돌아왔다. 그는 퇴임 후 대부분 포르토 프랭스 근처 타바레에 있는 1만7천평규모의 농장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1만2천명의 아이티인들에게 값싼 음식과 융자를 제공하는 조합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