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말에 「콩이 썩으면 피를 맑게 하고 고기가 썩으면 독이 된다」고 했다. 콩이 그만큼 몸에 좋다는 뜻이겠다. 콩의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것은 학계의 정설이다. 함북 회령지방과 팔당댐 수몰지역에서 탄화된 콩이 청동기 시대의 유물과 함께 발견된 것으로 보아 콩의 재배역사는 3천여년으로 추정된다. 농업진흥청이 70년대 3천여계통의 콩을 전국에서 수집할 수 있었고 50∼60년 전만 해도 중국과 함께 세계최대의 콩생산국이었다. 가히 「콩의 왕국」이었다. 그에 걸맞게 콩으로 만든 식품류도 세계 으뜸이다. 간장 된장 청국장 등 전통발효식품과 두부 콩자반 콩국 콩비지 콩유과 콩떡 콩나물 등 콩이 없으면 식탁을 마련할 수 없을 정도였다. 콩은 우리의 단백질과 조미료 공급원이었다. 이렇게 유익한 콩인데도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6.25전쟁이 일어나는 와중에 외국에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그동안 미국 일본 영국 등은 수집한 우리콩 종자의 유전자를 이용해 신품종 콩을 개발하고 증산에 열을 올렸다. 미국은 그 넓은 목화밭 옥수수밭을 콩밭으로 바꾸더니 세계 콩생산량의 45%를 점유하게 됐다. 미국 국립암센터는 콩을 5대 항암식품의 하나로 권장하고 있으며 농부들은 콩을 「신데렐라」같은 작물로 여기고 있을 정도다. 우리는 60년대까지만 해도 콩을 100% 자급자족했는데 값싼 미국콩이 들어오면서 콩심는 농가가 대폭 줄었다. 반면 콩수요는 65년 16만t에서 94년 1백35만t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매년 85∼90%의 콩을 외국에서 수입해오고 이중 30%는 식용으로, 70%는 사료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축산도 권장해야 할 농민의 소득산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사료작물을 자급하거나 산야초 및 농업부산물을 이용하는 축산이 아니고 많은 외화를 들여 사료를 수입해 먹이는 축산이라면 생각해 볼 여지는 있다. 콩을 직접 재배해 영양을 섭취한다면 식량경제 국민건강 환경보호 등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콩은 자체의 뿌리혹에서 질소를 고정시켜 화학비료를 거의 주지 않아도 재배가 잘되는 환경친화적 작물이다. 또 세계적으로 품질이 가장 우수한 우리콩을 권장하고 콩을 이용한 전통건강식품을 되살린다면 김치와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