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光杓기자」 1739년(영조15년) 조선조 궁중화원들이 그린 여덟폭 병풍 「단경왕후(端敬王后) 무이구곡도(武夷九曲圖)」가 최근 공개됐다. 이 작품을 소장해온 영남대 박물관(관장 박현수)은 29일 오후1시반 영남대박물관에서 학술심포지엄 「단경왕후 무이구곡도와 조선시대 지식인의 유토피아」를 개최, 전문가들의 구체적인 평가를 받을 예정이다. 무이구곡도는 중국 성리학자인 주자가 거처했던 중국 복건성(福建省) 무이산(武夷山) 계곡 풍경을 그린 산수화로 성리학 수입과 함께 조선에 유입됐던 조선조 회화의 한 양식이다. 주자가 학문을 닦았던 곳이라는 점에서 무이구곡은 성리학을 공부하는 조선시대 지식인들의 유토피아였으며 민간에까지 널리 유포됐다. 가로 4m57㎝ 세로 1m55㎝ 크기로 비단 병풍 위에 청록색 진채(眞彩·불투명하고 원색적인 물감으로 주로 단청에 쓰임)로 그려진 이 작품은 1739년 중종비인 단경왕후의 복위를 기념하기 위해 궁중 화원 7, 8명이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강렬한 색채와 힘찬 선이 뛰어나며 병풍 뒷면에는 「중종반정과 관련돼 폐위됐던 중종비 단경왕후를 복위하고 버려진 무덤을 온릉(溫陵)이라는 능으로 새롭게 꾸몄다」는 송인명(당시 우의정)의 글이 들어있다. 유준영 이화여대교수(동양미술사)는 『이 작품은 현재 학계에 보고된 무이구곡도중 가장 늦게 제작된 것으로 18세기 이전의 무이구곡도가 간략하고 단순한 양식을 보여준데 반해 풍경을 정교하게 묘사하는 새로운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18세기 무이구곡도의 화풍 및 조선후기 회화양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한 연구관은 『18세기 조선조 무이구곡도 양식임에 틀림없어 진위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궁중 청록산수화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