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빌 리처드슨 하원의원의 북한방문(25∼27일)이 남북한과 미국의 관계에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는 북한에 머물면서 姜錫柱(강석주)외교부 제1부부장 등 관리들과 △잠수함침투사건 해결을 비롯한 남북문제 △미군유해발굴 등 北―美(북―미)문제를 폭넓게 논의했다고 일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는 리처드슨의원의 방북활동이 한국계 미국인 에번 헌지커의 석방에 국한돼야 한다는 정부의 요청과는 다른 것이다. 만약 그가 잠수함사건 해결에 대해서도 한국정부와 다른 견해를 북한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면 이 문제는 꼬일 우려도 있다. 정부는 이같은 우려 때문에 잠수함사건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단계에서 비중있는 미국 정치인의 방북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었다. 그래서 원래 9월로 예정됐던 그의 세번째 방북을 연기시키는데는 성공했으나 헌지커의 억류사건이 불거져 더이상 만류할 수가 없었다. 다만 빌 클린턴대통령이나 미국정부의 특사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은 안된다고 주장, 「개인자격의 방문」이라는 단서를 붙이는데 성공했을 뿐이다. 그러나 그의 방북에 대한 부정적 대응 때문에 정부는 그의 방북행적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졌다. 그는 서울에 들러 방북결과를 설명했던 지난 6월과는 달리 도쿄를 거쳐 곧바로 귀국했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그가 일본에서 밝힌 사항 이상은 알 수 없다』며 자신도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方炯南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