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順德기자」 지난 22일 개막된 연극 「세종 32년」(정복근 작, 한태숙 연출)에서 세종 역할의 한명구씨(36)는 두달 전부터 콧수염을 길렀다. 수염 분장을 하면 아무래도 대사전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세종을 한없이 위대한 성군으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게도 인간적 고민이 있었을까 하는 입장에서 인물에 접근했다』며 『인간으로서의 세종은 고독했다』고 말했다. 장인이 역모죄로 죽은 탓에 원만치 못한 결혼생활, 자손들간의 권력다툼으로 인해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어떻게 한 사람이 이처럼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싶어 경탄을 하게 된다』는 것이 한씨의 말이다. 그는 서울예전 졸업후 「오태석 사단」으로 알려져 있는 목화레퍼토리에서 84년부터 연극을 시작했다. 사도세자 사육신 한용운을 연기하는 등 유독 역사적 인물과 인연이 깊다. 이에 대해 한씨는 『한 시대를 열정적으로 살았던 사람들을 연기하면서 내가 속한 시대와 역사를 돌아보게 된다』며 『이것이 배우가 누릴 수 있는 큰 복일 것』이라고 말했다. 92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수상했다. 12월2일까지 월∼목 오후7시, 금토 오후3시 7시, 일 오후3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공연된다. 02―580―3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