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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낙태는 살인행위…여성들 『후회없다』에 충격

입력 | 1996-12-01 20:02:00


공부중인 사람과 결혼, 아무런 생활대책도 없는 가운데 잉태된 첫 아기를 고민끝에 낙태하고 오랫동안 눈물 흘리던 시절이 있었다. 그로부터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두 딸을 낳아 기르면서 그 사실을 거의 잊고 있던 어느날 우연히 낙태에 관한 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임신초기와 중기의 태아를 낙태하는 장면을 보면서 너무나 무섭고 끔찍하여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낙태 기구를 자궁안에 넣었을 때 태아는 본능적으로 몸을 이리저리 피했고 기구가 태아를 잡으려고 했을 때는 그야말로 죽을 힘을 다해 피해다녔다. 하지만 결국 살인무기는 태아의 몸을 토막토막 잘라내어 모체로부터 떼어내버렸다. 그 장면을 보고난 뒤 나는 아기를 지웠던 게 아니라 죽였다는 심한 죄책감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최근 낙태 수술한 여성의 77%가 후회없다고 답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그들에게 그 비디오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과연 후회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나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낙태는 분명 살인이요 죄악이다. 한 생명을 잔인하게 토막내고 부수어서 죽여버리는, 죄악 중에서도 아주 잔인한 죄악이다. 낙태할 일을 저지르지 않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일단 생명을 잉태했으면 생산을 하는 것이 인간에게 부여된 의무가 아닐까. 이 경 숙(부산 오정구 원종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