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然琇기자」 일흔살이 넘은 노인이 보다 「완전한」 성행위를 위해 보형물 삽입 수술을 하면서 당당하게 『천국을 기대한다』고 말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1일 밤 KBS 「일요스페셜」은 기존 관념을 깨는 신선한 내용으로 눈길을 끌었다. 5부작 「생로병사의 비밀」중 이날 방영된 「잿빛 노화―고개숙인 성(性)」은 『고령의 노인에게는 성기능이나 성욕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젊은이들의 편견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다큐멘터리였다. 제작진은 수면중 발기 시간을 측정하는 검사를 실시해 20대나 40, 60대가 거의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었다. 70, 80대 노인들이 한주 또는 한달에 1, 2회꼴로 성행위를 하고 있다는 조사도 인용됐다. 동맥경화는 몸전체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음경의 혈압이 낮은 남성은 심장마비나 뇌졸중에 걸릴 확률도 높다는 미국 세인트루이스의대 연구팀의 조사를 인용함으로써 남성의 성적 기능은 노화와 함께 저절로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몸전체의 건강과 관계된다는 사실을 암시하기도 했다. 남성에게 성적 능력이 단순한 성기능의 의미에 머물지 않고 인간적 자신감과 연관된다고 한다면 이 프로의 내용은 많은 남성들에게 복음에 가까울지 모른다. 이 프로는 미국 프랑스 및 국내 여러 전문가들을 동원한 조사와 실험을 통해 성적 기능의 과학적 메커니즘과 성기능장애의 원인 치료법 등을 알기쉬우면서도 선정적이지 않게 보여주었다. 그러나 「잿빛 노화―고개숙인 성」이라는 제목 자체에서 드러나듯이 주제의식이 분명하지 않다. 생로병사중 노화의 메커니즘을 성적 기능 측면에서 탐구한 것인지, 성기능장애의 원인과 치료법을 알려주려 한 것인지조차 분명치않다. 주제의식 결여는 구성의 산만함으로 나타났다. 많은 자료와 실험을 동원했음에도 사실들간의 연관고리가 명확하지 않았고 진행이 일관되거나 치밀하지 못해 단편적 사실들의 산만한 나열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