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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기 광고전략 두갈래길…싼값 강조-고품질 승부

입력 | 1996-12-02 19:59:00


「李英伊기자」 「싼 가격을 내세울 것인가,고품질로 공략할 것인가」. 불황속 위축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되살리기 위해 광고업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불황기 소비자들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신중하게 구매하지만 무조건 싼 것만을 원하지는 않는다. 이같은 소비패턴에 따라 광고도 싼 가격으로 경제적 구매를 유도하는가 하면 거꾸로 고가임을 내세워 고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나 「허영심」을 자극하는 양극화현상이 뚜렷하다. 「저가제품」임을 강조해 소비자들의 절약심리를 충족시키는 방식은 불황기 광고의 가장 일반적인 유형. 대우자동차 티코광고는 「내집 장만 빨라진다」는 문구를 내세우고 티코를 타면 절감되는 비용을 표로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얼마전 선보였던 데이콤 시외전화 082나 신세기통신의 휴대전화 디지털 017의 광고도 마찬가지. 「작은 것부터 아껴야죠」라는 자막으로 시작되는 082광고는 주부7명이 살림절약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외전화 082가 더 싸다는 메시지로 끝맺음 한다. 또 디지털 017도 휴대전화로 통화중인 남성을 여성이 번쩍 들어올리며 「017,7% 더 가볍습니다」라고 저렴한 가격을 강조한다. 그러나 불황속에서도 질좋은 물건을 찾는 소비자 심리는 변하지 않고 남아 있다. 충동구매를 자제하고 하나를 사더라도 제대로 된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만족시키기 위해 높은 가격을 강조해 고급이미지를 심어주는 광고도 적지 않다. 「왜 1백원이 더 비싼가?」라는 카피의 아인슈타인 우유광고는 값비싼 이유를 설명하며 기존제품과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사례. 유해물질 논쟁으로 우유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 점을 역이용, 특수공정을 거친 깨끗하고 좋은 우유이기 때문에 비쌀수 밖에 없다고 역설한다. 빙그레 「초코지오」광고는 커다란 입술 바로 밑에 「3백원」이라는 글씨를 크게 싣고 있다. 기존 대부분의 초코케이크가 1백50원인데 비해 두배나 비싼 제품을 내놓으면서 고가임을 당당히 밝히며 고가품을 선호하는 젊은층의 감각을 겨냥하고 있다. 유공의 엔진오일광고는 모델 최민수가 『처음 선택할땐 몇천원때문에 망설였는데 넣어보니까 지크만 찾게 되더군요』라며 고가품임을 은근히 내세우고 있다. 진도모피광고도 가격은 명시하지 않았지만 「한번을 입어도 진도모피입니다」라며 일반 품질과는 달리 고품격 소비자만이 입는 제품임을 암시한다.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羅雲峰(나운봉)부소장은 『불황기에 싼 가격만을 강조하면 자칫 싼 브랜드라는 이미지로 굳어져 호황기에 외면당하는 수가 있다』며 『의류 등 고급이미지가 생명인 품목의 경우에는 차별성을 강조하며 고가임을 강조하는 전략도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