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濟均기자」 朴燦鍾(박찬종)신한국당고문은 올 겨울들어 단 한번도 바바리 코트를 입지 않았다. 올 겨울뿐 아니라 앞으로도 입지 않을 생각이라고 한다. 지난 92년 대통령선거 때 「박찬종의 심벌」로 떠올랐던 바바리 코트를 벗어버리기로 한 이유는 『너무 독불장군같은 이미지를 준다』는 참모들의 건의 때문이다. 변화는 바바리뿐만이 아니다. 李會昌(이회창)신한국당고문의 「더러운 정쟁」 발언이 파문을 빚자 지난 7월 「패거리정치론」때처럼 박고문으로부터 화끈한 반격이 나오리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박고문측이 「노 코멘트」로 일관하는 것을 몹시 의아스러워했다. 박고문은 그 이유를 『국민들이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누가 뭐라든」 하고 싶은 말을 참지 못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박고문으로서는 의외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는 즉흥적 반응이 아니라 박고문 캠프의 면밀한 정치적 계산의 결과였다. 박고문 캠프는 최근 「PC UP」이라는 내부문건을 만들었다. PC는 「박찬종」의 영문 머리글자이고 「UP」은 「올린다」는 뜻. 풀어 말하면 박고문의 이미지를 한 단계 올린다는 뜻이다. 『비조직적(독불장군), 비타협적인 이미지는 약점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이미지는 보수 안정계층과 고령층에게 불안정하게 비쳐져 지지를 잃을 우려도 있다. 정서적인 측면에서의 포용력, 안정감있는 이미지의 강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보수 안정계층의 지지유도가 자칫 기존지지층의 상실을 초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토해야 한다』는 게 「PC UP」의 분석. 또 이고문 발언과 관련해서도 이 문건은 『이고문의 춘천발언에 대한 반응자제는 과거 정치권내에서 주요 공방의 원인제공자였던 박고문이 「과거와 다르다」는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적지않은 기여를 할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PC UP」이라는 참모들의 운전대에 자신의 행로를 내맡긴 박고문의 「독불장군 이미지」 벗어나기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