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光巖기자」 외환딜러 등 국제금융 분야가 유망직종으로 떠오르면서 은행 취업이 대학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은행들의 상업계 고졸자 채용기피현상은 갈수록 두드러져 학력인플레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일 금융계에 따르면 외환 제일 상업은행 등이 대졸신입사원을 채용한 결과 그동안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던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대학 출신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제일은행의 한 관계자는 『지난 94년까지만해도 3개 대학출신이 드물었으나 지난해와 올해는 60%를 넘었다』면서 『국제금융이 대학생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면서 은행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제일은행의 경우 신입사원중 80% 이상이 국제금융부서에 근무하기를 희망했다. 외환은행도 지난해 서울대 등 3개 대학 출신이 30% 정도였으나 올해는 70%를 넘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제금융분야의 부상과 함께 일반 기업들이 명예퇴직 등을 크게 늘리면서 은행의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부각된 점도 대학생들이 은행으로 몰리게된 중요한 이유중 하나』로 분석했다. 상업은행은 올해 채용한 신입사원 1백48명중 3개 대학 출신이 60명을 넘었다. 이밖에 한일은행 인사담당자는 『응시율이 작년보다 10% 이상 올라가는 등 대학생들의 은행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들이 상고 출신들을 뽑지 않는 경향은 올들어 더욱 더 가속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9명을 선발했으나 올해는 한명도 뽑지 않았고 평화은행은 지난해 1백21명을 채용했으나 올해는 지방근무를 조건으로 14명만 고용했다. 수년전부터 공채를 중단한 제일은행과 상업은행은 올해에도 공채를 하지 않았으며 한일은행은 채용과정에서 선발인원을 당초 계획의 70%로 줄였다. 덕수상고 權赫南(권혁남·58)실과주임은 『올해 은행권에 취업한 학생은 30∼40명에 불과하다』면서 『지난 92년까지도 1백50명 수준이었으나 그 이후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