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申然琇기자」 최근 MBC드라마 「화려한 휴가」가 끝나기전까지 화요일밤에 TV채널을 돌리던 시청자들은 당혹감을 느껴야했다. KBS 「역사추리」를 진행하는 탤런트 유인촌이 같은 시간대에 SBS드라마 「연어가 돌아올때」와 MBC드라마 「화려한 휴가」에 출연하는 등 동시에 세 채널에 등장했기 때문. 박근형도 요즘 KBS 일일연속극 「사랑할때까지」와 MBC 「강력반」, SBS 「형제의 강」에 각기 다른 역으로 출연,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방송사 내부에서조차 『방송의 제살 깎아먹기이며 연기자의 수명을 단축하는 일』이라고 비판해온 「겹치기 출연」에 대해 드라마 PD들이 대응 마련에 나섰다. 최근 세방송사 드라마 PD들은 「드라마연구회」를 구성, 연기자들의 중복 출연과 출연료를 속이는 문제 등 드라마 제작 전반에 관해 초방송사적 협의를 시작했다. 세방송사 1백70여명의 드라마 PD들은 지난달 말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드라마연구회」 창립총회를 갖고 연기자의 계약과 출연료 문제를 서로 논의하며 프로그램 종합 평가제를 도입하는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할 것을 결의했다. 연구회 부회장인 SBS 이종수부국장은 『방송사간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연기자의 중복출연 등이 계속돼왔다. 드라마 PD들 사이에 서로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겹치기 출연이나 지나친 출연료 상승을 막으려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연기자 출연료가 드라마 제작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0%가 넘음으로써 제작 한계에 달했다는 것. 방송사들은 연기자를 서로 끌어가기위해 몰래 뒷돈을 주었고 몇몇 연기자는 이를 악용해 타방송사의 출연료를 속이고 많은 액수를 요구하기도 했다. 연구회 총회에서 나온 드라마 PD들의 공통된 지적은 『현재 채널수에 비해 드라마수가 지나치게 많고 그때문에 중복 출연이나 질낮은 드라마가 양산되고 있다』는 것. 연구회는 각 방송사가 연기자를 붙잡아두기 위해 주는 「공로상」형식의 연기대상 시상식 대신 3사 공동의 「프로그램 평가제」를 도입함으로써 드라마의 질을 높이겠다는 사업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 각 방송사가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는 대형쇼 형식의 신인탤런트 선발대회도 3사가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