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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의 세계]『실력없으면 도태』「늦깎이유학」 붐

입력 | 1996-12-08 19:56:00


「李鎔宰기자」 『학자가 되기 위해 유학을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전문지식을 쌓아 경쟁력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떠납니다』 내년초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으로 유학을 떠날 예정인 K그룹 김모과장(36)의 말이다. 서울 종로와 강남 등지의 유학원에 따르면 유학희망자 중 3분의 1가량은 직장인이다. 김과장은 2년여간 틈틈이 공부한 끝에 지난 8월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학을 결심하기까지 반년이 걸렸다. 10명중 8명은 학위취득에 실패한다는 어려운 과정이다. 유학을 꿈꿀 때마다 아내와 아이가 눈앞에 떠올랐다. 다행히 공부를 마치고 귀국하면 다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회사측의 약속이 용단을 도왔다. S그룹의 이모과장(34)은 지난 여름 회사에서 실시한 명예퇴직을 통해 회사를 그만두었다. 미국에서 MBA를 따겠다는 결심이었다. 이씨는 『승진경쟁에서 이기려면 경영학석사학위를 따든지 어학실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5천만원 가까운 명예퇴직 장려금과 퇴직금이 유학을 결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지난달 입사 1년반만에 L그룹을 그만둔 박모씨(28)는 아직은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비교적 쉽게 유학을 결심했다. 박씨는 『술자리에서 직장생활의 비전이 없다고 푸념하면서도 다음날이면 허둥지둥 일에 매달리는 상사들의 모습에서 암담한 미래를 보았다』고 유학결심의 동기를 설명했다. 『생활에 여유가 있어 결정한 것이 아니라 미래의 여유를 만들기 위해 떠난다』 최근 미국 로스쿨 입학을 위해 직장을 그만둔 심모씨(33)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