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濟均기자」 9일 국회 통일외무위원회는 통일원이 제출한 「북한 탈출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심사했다. 그러나 이날은 때마침 북한을 탈출한 金慶鎬(김경호)씨 일행 17명이 서울에 도착한 날이어서 여야의원들은 탈북자보호법의 문제점은 물론 대량탈북사태에 대한 정부의 대비책을 집중 추궁했다. 먼저 자민련의 李東馥(이동복)의원은 『탈북자 지원법에는 수천명 이상의 대량탈북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다』며 『통일원이 제출한 법수준이라면 현행 법으로도 충분한데 새로 법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고 따졌다. 신한국당의 曺雄奎(조웅규), 국민회의의 朴定洙(박정수)의원도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망명을 준비하고 있거나 망명을 신청한 북한 탈출자는 수천명에 이르고 있지만 탈북자 보호법에는 이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신한국당의 李信範(이신범)의원은 『탈북자들은 한국에 대해 지나친 기대를 갖고 와 불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교육 계획이나 상담요원이 확보돼있느냐』고 물었고 같은 당의 金道彦(김도언)의원은 『요즘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을 「탈북자」라고 불러 마치 문제나 일으키고 온 사람처럼 취급하고 있다는 귀순자의 불평을 들은 일이 있다』며 「심리적 이질감해소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자민련의 朴哲彦(박철언)의원은 『북한에서 고위직이나 전문직을 지낸 사람들은 정보가치가 있다고 판단돼 국내 이주후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보상을 받는다』며 『이는 사실상 북한내부의 계급을 남한에서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국민회의의 金翔宇(김상우)의원은 『대량탈북 등의 사태에 대비, 통일원에서 「평화계획」이라는 「통합대비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안다』며 『비상시에 그 계획을 내놓으면 국민의 동의 없이도 시행할 수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金錫友(김석우)통일원차관은 『통합대비계획은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다』며 『대량탈북과 같은 국가비상사태가 온다면 탈북자 지원법 등 일반 법령은 통합대비계획과 같은 비상법령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