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承勳기자」 기업들의 설비투자 마인드가 꽁꽁 얼어붙어 내년 경제전망에 불안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산업은행 조사결과 제조업투자는 올해 당초 계획치보다 7.3%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말부터 시작된 경기하강이 올해부터 설비투자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주름살을 미치게됐다.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부진의 원인〓그동안 제조업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였던 때는 80년대에는 80년(24.4%감소)과 81년(24.8%〃), 90년대들어서는 92년(13.7%〃)과 93년(4%〃)이었다. 모두 경기침체기에 정치적 변화가 맞물린 상황에서 일어났다. 한국개발연구원 柳潤河(유윤하)연구위원은 『지난 92,93년 투자가 감소했던 것은 경기침체기에 대선이라는 정치적 변수가 겹쳐 기업들이 관망세를 취했기때문』이라며 내년에도 이와같은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산업은행 조사결과 투자부진 요인으로는 수요부진(27.2%) 경기전망 불투명(24.8%) 자금조달난(18.3%) 설비과잉(10.8%) 수익성저하(8.4%)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전망 불투명이란 응답이 작년(18.4%)보다 높게 나타나 투자마인드 위축이 주로 경기전망 불안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비제조업 투자가 전체투자를 주도〓제조업투자가 감소세를 보이지만 통신(34.7%) 가스(25.7%) 전력(19.1%) 항공운수(12.2%)등 비제조업분야에서는 투자가활발할것으로보여그나마 전체투자는0.6%늘어나게 됐다. 산은 李容起(이용기)조사부장은 『비제조업투자는 경기변동성이 적기때문에 불황기에 큰 정책적 효과를 발휘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업종별 투자는 중화학공업이 6%, 경공업도 6.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투자가 올해 18.1%에 이어 1.2%의 증가세를 유지하는 반면 중소기업은 올해 4.4%감소에 이어 내년에도 6.2%의 감소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설비능력 확충 위주의 투자패턴 지속〓제조업투자중 설비능력 증대 투자비중은 64.2%로 올해 64.9%와 큰 차이가 없다. 산은 이부장은 『일본기업의 경우 불황기에는 합리화투자를 늘리지만 우리기업은 여전히 생산능력 확대투자가 높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조선 전기전자등의 업종은 신제품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비중이 높고 석유정제 시멘트 철강 기계 등은 기존설비의 단순확장을 위한 설비투자비중이 높았다. 반면 생산성향상 및 경쟁력강화와 관련된 합리화투자비중은 올해 16.5%에서 내년 17.1%로 높아졌고 연구개발투자도 6.4%에서 7.2%로 높아져 투자패턴의 미미한 변화가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