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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경영]크레인생산 대정기계 박헌진사장

입력 | 1996-12-15 20:14:00


「白宇鎭기자」 건설현장에 필요한 철탑크레인과 엘리베이터를 전문 제작하는 대정기계 朴憲珍(박헌진·56)회장은 「애프터 서비스(AS)반장」으로 불린다. AS 요원들과 함께 수시로 현장에 들른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몇년 전 태백산 깊숙이 있는 현장에 들어갔다 공비로 오해받아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죠』 박회장은 집무실 바로 앞에 AS 상담실을 두고 매일 고객으로부터 어떤 요청이 접수됐는지 살핀다. 또 수시로 직접 고객불만 전화를 받기도 한다. 지난 2개월 동안 독립기념관 근처 송전탑 설치공사장을 비롯해 6차례 넘게 현장을 찾았다. 『AS 요원들을 격려하고 우리 장비를 쓰는 건설업체측에 불편한 점은 없는지 귀기울입니다』 삼천포 화력발전소에 설치된 1백50m 높이의 전망대 리프트도 직접 시승했다. 『얼마전에는 아내와 아들 며느리를 아산공장에 세차례나 데리고 가 공장에서 제작한 리프트에 직접 타보게 한뒤 합격판정을 내렸죠』 현장에서의 안전도 점검을 가장 중시하는 것은 장비의 안전이 인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또 박회장은 한번 저지른 실수를 다시는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에서 공장에 실패한 장비를 전시하는 전시장을 두고 있다. 대정기계는 지난 78년 창업된 이래 20년 가까이 3D업무를 대체하는 장비를 만들어 왔다. 이전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발전소 보일러 및 터빈 제작용 파워블록, 철탑 크레인, 산악크레인 등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기술개발을 위해 박회장은 지난해 20여명으로 구성된 연구소를 설립하기도 했다. 한국종합금융 등 3개 창투사들이 이 회사의 기술력을 인정해 출자, 현재 지분의 34%를 갖고 있다. 대정기계는 따뜻한 감성을 지식보다 더 높이 평가한다고 박회장은 강조했다. 『그래서인지 이직률이 낮고 회사를 그만둔 사원들도 다시 돌아오곤 합니다』 관리직 사원 80명, 기술직 1백5명, 기능직 49명과 일용직 기능공 9백여명 등 1천1백여명이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지난해 5백4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정기계는 올해 6백30억원, 내년 7백50억원을 목표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