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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中동포 껴안기」적극 나서자

입력 | 1996-12-18 20:48:00


요즘 중국 연변지역에서는 『한국인만 봐도 치가 떨린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들의 사기행각으로 생긴 중국동포사회의 반한(反韓)감정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게 해준다. 뒤늦긴 했으나 민간단체와 정부가 사기피해를 당한 중국동포들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섰다니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들의 아픔을 달래주는 일은 동족으로서 마땅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안보와 통일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중국동포들은 한반도의 분단이 그들의 지위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믿고 있다. 반면 한반도가 통일되면 그들에게 지위향상과 함께 여러 가지 기회가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중국동포들은 남북통일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중간자」의 입장에 있다. 북한사람들은 중국 조선족을 매우 가깝게 여기며 중국동포 가운데도 북한내 친척 등과 교류 왕복이 빈번해 북한사정에 정통한 인사들이 많다. 따라서 이들은 「통일의 징검다리」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다. 정부는 길림 흑룡강 요령성 등 동북3성과의 경제 문화교류 확대를 통해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 전초기지로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이미 동북3성과 근접해 있는 북한 변경지역에서는 식량폭동과 같은 반 김정일 반 사회주의 움직임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이 있다는 외신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올겨울을 고비로 북한주민의 대규모 탈북사태마저 예상된다. 이런 시점에서 통일의 전초기지로서 활용할 수 있도록 중국동포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어려운 중국동포들의 자활촌 건설지원 등 재기의 터전을 마련해주는 간접적인 지원조치가 요구된다. 또 중국동포들에게 취업기회를 확대시켜주는 조치도 시급하다. 이와 함께 민간차원의 「중국동포 껴안기」가 활발히 전개돼야 한다. 정부가 직접 중국 조선족문제에 관여할 경우 소수민족문제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국정부와 외교마찰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동포가 통일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하기를 우리가 기대하듯이 북한의 입장도 우리와 마찬가지일 것이다. 북한이 대남공작 차원에서 중국동포 문제를 확대시켜 한중(韓中) 이간을 꾀할 가능성이 높고 국내취업을 내세워 간첩을 침투시킬 소지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결국 「중국동포 껴안기」는 식량난에 따라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탈북자 처리문제와 함께 통일을 염두에 둔 큰 틀 속에서 모든 국민이 함께 생각하고 종합적으로 다뤄야 할 문제라고 본다. 정 형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