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勳기자」 광주에서 16년째 사진작가로 활동중인 김재공씨(40). 아들뻘 후배들과 묵직한 펀치를 교환하기엔 아무래도 늦은 불혹의 나이지만 마음만은 젊다. 그는 오는 26일 개막되는 제26회 프로복싱 신인왕전에 일찌감치 원서를 냈다. 도전 체급은 주니어밴텀급(52.16㎏이하). 지난해 43세로 신인왕에 도전했던 치과의사 최병재씨에 이어 대회사상 두번째 고령자다. 지난 80년 한국미술대전에서 입상했으며 그동안 네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던 전문 사진작가인 그가 복싱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4년. 체력 관리를 위해 인근 체육관을 찾아 운동을 시작한 그는 이내 복싱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가 말하는 복싱은 가장 「순수한」 스포츠라는 것. 링위에 서면 모두가 평등했다. 지위도 학력도 그 무엇도 필요없었다. 정적인 사진작업에선 경험해보지 못했던 활력과 박진감이 복싱에는 있었다. 입문 1년만인 지난해 신인왕전에 원서를 냈던 그는 경기 하루를 앞두고 로드워크 도중 발목을 삐는 바람에 링위에 서보지도 못하고 꿈을 접어야 했다. 올해 도전은 그에게는 「재수」. 그는 두달전부터 사진일은 아예 제쳐두고 매일 12㎞의 로드워크와 조선대 1백8계단 뛰어오르기 10회, 하루 3,4회의 스파링을 소화하며 이번대회에 대비해왔다. 그러나 문제는 「체력」. 후배들에 비해 기술은 결코 뒤지지 않지만 체력저하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딸 셋을 둔 가장인 그는 이번 대회 출전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객기를 부린다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지만 내 의지를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올해 실패하면 내년에 다시 도전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