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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인질극]평화적 해결조짐…「인질석방·무력자제」밝혀

입력 | 1996-12-22 15:47:00


알베르토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일본 대사관에 억류돼 있는 인질 구출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 않겠다고 천명하고 반군게릴라측도 인질석방 의사를 밝히는등 인질극이 일단 평화적 해결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빅토르 조이 와이 페루 국회의장은 21일(현지시간) 텔레비전회견을 통해 후지모리 대통령이 인질 구출을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방안을 배제하고 외국의 특수 부대 파견 제의도 거부했다고 전했다. 페루 좌익 반군 게릴라 지도자인 네스토르 세르파(48)는 이날 밤 단파라디오를 통해 채널4 TV에 전달한 성명에서 『폐루정부와 관련 없는 대부분의 무고한 인질을 수시간후부터 수일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네스토르는 인질사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믿는다며 인질 석방여부는 페루정부의 평화적 사태 해결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반군 게릴라 지도자를 자처하는 한 남자는 이날 오후 리마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를 걸어 오는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25일 낮 12시)인질 전원을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투팍 아마루 혁명운동(MRTA) 지도자 「에바리스토」라고 밝힌 이남자의 신원은 즉각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에바리스토는 MRTA 지도자 빅토르 폴라이 캄포스가 투옥된 이후 사실상 조직을 이끌어 온 네스토르 세르파 카로톨리니인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페루 정부는 인질범들의 요구에 따라 이날 일본 대사관에 대한 물과전기 공급을 재개했다. 또한 인질 사건 초기부터 현장에 접근해 식료품과 의약품을 공급해 오던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인질들이 지루한 시간을 견디는데 도움이되도록 카드와 장기판등을 전달했다. 한편 이번 사건 중재에 나서고 있는 페루 ICRC 위원장은 21일 페루 정부 협상대표인 도밍고 팔레르모 교육장관과 인질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스티브 앤더슨 ICRC 대변인은 『ICRC는 일본 대사관내에 있는 게릴라측에 전달할페루 정부의 협상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