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重炫기자」 『중학교 입학전에 어디까지 공부를 시켜야하나』 내년 3월 중학교에 입학할 초등학교 6학년생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사실상 두달가량의 긴 방학동안 학원에 보내 영어 수학 등을 가르치자니 「마지막 놀 기회」를 빼앗는것 같아 미안하기도하고 학원비도 부담이 된다. 하지만 중학교1년 과정을 과외수업으로 벌써 마쳤다는 자녀의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있자면 걱정이 앞선다. K중학 1년생 아들이 있는 주부 정희경씨(39·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소신대로 자녀를 마음껏 놀렸다가 후회하는 경우다. 초등학교 2학년때 1년간의 외국생활로 영어도 곧잘하고 혼자공부로도 반에서 1,2등을 다투던 수학실력을 믿었던 것. 하지만 중학입학후 첫번째 시험에서 수학은 반에서 20등, 영어도 4등의 성적을 받아오자 충격을 받았다. 아들은 『급우 10명중 6,7명은 겨울방학때 영어와 수학 1학년 과정을 모두 마쳤다』며 불평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주부 김현숙씨(43)는 이와는 반대로 중학 1년과정을 너무 일찍 배우도록 한걸 후회하는 경우. 지금 J여중 1학년에 재학중인 딸(13)은 초등학교 마지막 겨울방학동안 기초영문법과 중학교 1학년 수학과정을 모두 마쳤다. 입학직후에는 영어 수학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으나 2학기 들어서 10등아래로 밀려났다. 고민끝에 담임교사와 만난 김씨는 『아이가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듣고 놀랐다. 집에 와서 이유를 묻자 딸은 『이미 배운거라 수업이 재미가 없다』라고 대답했다. 교육전문가들은 새로 추가되는 영어 물상 등과 수준이 한단계 높아지는 수학 국어 등의 과목은 입학전에 한차례 훑어볼 것을 권한다. 하지만 한학기이상 진도를 앞질러 가르쳐 두는 것은 별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서울 강동구 상일여중 신동관교사(수학)는 『중학교 입학직전에 미리 교과과정을 공부해온 학생들이 중학생활 초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년이상 진도를 앞서가는 아이들은 학교생활에 지루함을 느낄수도 있다』고 말한다. 연세대 교육학과 이성호교수는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자녀는 중요한 삶의 전환점에 서있는만큼 독서나 여행,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인성과 사고력을 키워주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교수는 『중학과정을 미리 가르치더라도 강제로 시키기보다 자녀에게 선택의 기회를 줘 스스로 공부에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