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축(丁丑)년 새해를 맞는 프로야구 두 「영웅」의 포부가 뜨겁다. 24세 소띠 동갑내기 박찬호(LA다저스)와 박재홍(현대). 92학번 동기생으로 대학 1년때부터 줄곧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던 이들 「야구신동」은 이제 각각 미국 메이저리그와 국내에서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선의의 라이벌 경쟁을 펼친다.》 「장환수기자」 이달 10일께 출국, 곧바로 플로리다의 다저타운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4년째를 맞는 올해를 그동안 꿈꿔왔던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하는 해로 잡았다. 지난해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그의 올시즌 목표는 선발 10승과 내셔널리그 탈삼진왕. 너무 거창해 보이는 게 사실이지만 올해 노장 톰 캔디오티 대신 다저스의 「제5선발」이 확실시되고 있는 그로선 일단 선발자리만 확보한다면 목표달성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땜질용 선발과 중간계투를 오락가락하면서도 5승5패 방어율 3.64에 탈삼진 1백19개를 기록했던 그는 노련미에선 아직 떨어지지만 구위 하나만 놓고 본다면 캔디오티는 물론 선발 4순위인 페드로 아스타시오도 능가한다는 평가. 캔디오티와 아스타시오는 지난해 구단의 전폭적인 지지속에 선발로 나서 각각 9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최고시속 1백60㎞의 강속구로 지난해 이닝당 탈삼진 1.1개를 기록한 박찬호는 다른 선발들처럼 2백이닝 이상을 던진다면 탈삼진왕 후보로서도 손색이 없다. --------------------------------------- 순수 국내파 박재홍은 신인왕 출신 첫 MVP에 도전한다. 프로입단 첫 해인 지난해 이미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그로선 올해부터는 방어하는 입장. 올시즌 그에게 쏟아질 상대 투수의 집중 견제를 헤쳐나가는 것이 당면과제다. 그는 지난해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쥐려다 아깝게 놓친 분을 역대 신인왕치고 MVP가 된 적이 한번도 없는 국내 프로야구의 징크스를 깨는 것으로 풀 참이다. 박재홍은 또 지난해 자신이 세운 사상 최초의 「30홈런―30도루」 2연패와 84년 이만수(삼성)가 유일하게 기록한 뒤 명맥이 끊긴 타율 홈런 타점의 타격 3관왕 등극으로 명실상부한 최고 타자로 거듭날 꿈을 불태우고 있다. 이와 함께 박재홍은 올시즌 외야에서 원래 포지션인 3루로 자리를 옮겨 유격수 이종범(해태)과 함께 공수주에서 「야구천재」의 명예를 건 뜨거운 한판 승부를 펼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