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承虎 기자」 향후 20년간은 세계국민총생산(GDP) 연평균성장률이 2.5%로 지난 20년간의 성장률 2.7%보다 떨어질 것으로 세계의 주요 경제연구소들은 내다본다. 인플레는 2∼3% 수준. 지역적으로 다음 세기 세계경제의 중심은 동아시아와 태평양지역으로 이동한다. 왓슨계량경제연구소(WEFA)는 한국 중국 동남아 등 약진하는 동아시아 경제가 21세기들어 그 규모를 더욱 확대, 세계전체의 실질GDP의 26%, 총수출의 34%를 점하는 등 경제의 지평을 넓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 GDP가 향후 20년간 3.3배가량 커지고 1인당 소득은 2만5천달러를 넘을 전망. 한국을 포함한 신생공업국(NIEs)은 자본과 노동집약적인 「요소투입의존형」 성장으로부터 연구개발과 생산성 향상에 의한 「기술진보지향형」 성장으로 이행한다는 것이 일본경제연구센터의 예측이다. 일본은 생산활동의 해외이전이 가속화하며 경제의 성숙화가 거의 완성된다. 중국은 이륙초기의 고도성장을 만끽한다. 유럽연합(EU)과 북미지역은 개도국에 비해 성장률이 낮아 상대적으로 영향력이 줄어든다. EU는 주변국의 신규가맹과 역내노동이동의 자유화등에 힘입어 향후 10년정도는 2.5%를 상회하는 성장을 하겠지만 그후로는 서서히 활력이 떨어진다. 일본경제연구센터는 EU가 통합범위를 주변지역으로 확대하겠지만 규모는 동아시아에 못미칠 것으로 점쳤다. 북미는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의 통합효과를 그리 크게 보지는 못하고 2%의 성장을 유지할 전망. 미국은 노동공급면에서 EU나 일본에 비해 탄력적이고 정보고속도로 구축에 따라 새로운 사업기회가 창출되면서 성장속도가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WEFA는 2015년까지 전체 GDP중 고정투자의 비중은 일본이 32%에 이르는 반면 미국은 20%, EU는 21%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남미는 여전히 거시경제가 불안하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NIEs에 버금가는 성장의 기회를 얻을 것이다. 세계경제지도를 구획하는 또다른 변수인 환율은 장기적으로는 각국의 물가수준에 가장 크게 의존한다. WEFA는 독일마르크화는 현재 달러당 1.63마르크가 2000년말까지 유지되고 2015년에는 1.54마르크로 떨어질 것으로 점쳤다. 일본 엔화는 현재 1백달러당 1백19엔수준에서 1백8엔으로, 다시 2015년에는 96엔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달러화에 대해 「지속적인 평가절하」라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21세기의 경제판도를 판가름하는 또 하나의 주요한 요소는 경제의 블록화 정도. 미국DRI연구소는 EU가 2010년까지는 통화통합까지 마무리할 것으로 점쳤다. 아태(亞太)공동체(APEC)도 역내 15개국의 규모는 총수입에서 세계의 50%를 점하게 된다. 경제블록으로서의 통합정도에 따라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규모다. 이처럼 엄청난 시장이 어떤 모습, 어떤 형태로 다른 세계와 만날 것인가. 지역통합의 진전은 경제의 글로벌화를 방해할 것인가, 역내 교역활성화를 통해 글로벌화에 촉매 역할을 할 것인가. 21세기에 들어서면 각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여기에 대한 명철한 대답을 내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