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참다운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자급자족과 대외적 자주성 이외에 지적 학문적 자주성이 확립되어야 한다. 학문적 자주성과 지적 창조성에 대한 지향없이는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어렵다. 국가의 참다운 발전을 위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바로 지적 학문적 자족성의 확립과 학문적 창조성의 실현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 학문분야에 있어서 그 분야의 사상사와 개론이 독자적 독창적이면서도 객관적 보편적 타당성을 지닐 수 있는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서술되어야 한다. 그것은 진정한 지적 학문적 발전의 전제조건이다. 지금 우리나라의 학문적 상황을 보면 체계적 사상사와 체계적 개론을 함께 갖춘 학문분야가 거의 없다. 활발한 학문적 활동과 비약적인 학문적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에 있어서도 대표적인 개론은 있지만 의지할 만한 사상사는 없다. 그 학문분야의 사상사의 뒷받침없는 개론적 지식은 맹목적일 뿐이다. 그와 같은 지식은 무엇이 진리이고 무엇이 비진리인지를 판별할 수 없다. 물론 개론없는 사상사적 지식도 공허하다. 체계적 개론과 체계적 사상사는 변증법적으로 통일되어 있다. 우리의 학문이 제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각 학문분야에서 체계적 사상사와 체계적 개론이 빠른 시일 안에 서술되어야 한다. 국가가 진정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적 학문적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중요한 책임을 져야 하는 학문분야가 바로 철학이다. 국민들은 철학적 지혜를 갈구하고 있다. 각 분야의 학자들도 철학의 근본문제와 그 시대적 전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체계적 철학서적을 요구하고 있다. 정치가들도 철학적 방향의 제시를 기대하고 있다. 바람직한 공동체에 대한 독자적 구상을 위해서도 철학발전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 모든 것을 위해 체계적 철학사와 체계적 철학개론이 서술되어 폭넓게 읽혀야 한다는 것은 지금의 시대정신의 뜻이다. 이 수 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