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甲植기자」 새해 대중문화의 현장에서 주목할 만한 볼거리는 무엇일까. 방송에서는 상반기중 KBS TV가 3월부터 방영하는 일일드라마 「정 때문에」(김현준연출)와 주말극 「파랑새는 없다」에 관심이 쏠린다. 「정 때문에」는 「바람은 불어도」를 히트시켰던 작가 문영남씨가 집필을 맡았고 「파랑새는 없다」는 「젊은이의 양지」의 전산PD와 「서울의 달」 「옥이 이모」의 작가 김운경씨가 손을 잡았다. KBS가 SBS MBC의 추격을 뿌리치고 황금 시간대의 아성을 지켜낼지가 관심거리. 미니시리즈에서는 복싱을 소재로 한 「아름다운 그녀」와 모델의 세계를 다룬 「모델」 등 SBS 드라마와 MBC가 심혈을 기울여온 다큐드라마 형식의 「산」이 젊은 스타들을 앞세워 각축전을 벌인다. 하반기에는 인기작가 김수현이 집필을 맡은 KBS의 대하드라마 「사랑과 인생」, 마피아의 우두머리급까지 올라간 한국인의 일대기를 담은 SBS의 「제이슨 리」(11월 예정)의 성패가 주목된다. 오락 코미디 분야에서는 소재의 한계와 인물난 등 고질적 문제점들이 해결되지 못한다면 여전히 지난해 단골메뉴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다. 가요시장에서는 댄스그룹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발라드와 록이 일정한 지분을 유지할 것으로 예고된다. 댄스그룹에서는 「언타이틀」 「HOT」 「영턱스클럽」 등 돌풍의 주역이었던 10대 그룹들이 일으키는 바람의 강도와 최백호 이문세 나미 등 중견가수의 재기여부가 초점이다. 또 지난해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 이후 음반과 인기판도에서 양강체제를 굳힌 김건모와 신승훈의 대결과 「룰라」에서 솔로로 독립한 김지현의 행보도 관심거리. 가요쪽에서는 케니 지(5월), 야니(미정)에 이어 세계 3대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에릭 클립턴의 10월 방한공연이 최대의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영화에서는 최민수(인샬라) 박중훈(아메리칸 드래곤) 한석규(초록물고기) 등 한국 영화의 흥행을 선도해온 3인방의 인기와 흥행대결이 하이라이트다. TV무대에서 신드롬의 주인공으로 활약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이정재 차인표의 매력비교도 눈길을 끈다. 이정재는 2월 개봉되는 「불새」로, 차인표는 드라마에 출연한 뒤 영화 「제이슨 리」로 팬들의 심판을 받는다. 대표적 연출자이자 라이벌로 나란히 영화계로 진출한 고석만(제이슨 리) 김종학(쿠데타)의 2라운드 자존심 대결도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