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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스케치]DJ들,음악나가는 동안 수다…밤참…

입력 | 1997-01-07 20:07:00


「琴東根 기자」 「음악이 나가는 동안 DJ들은 무얼 할까」. 가요나 팝송 한 곡의 길이는 평균 4분 안팎. 그리 길지 않지만 DJ를 비롯한 제작진에는 무척 중요한 시간이다. 다음에 내보낼 곡을 준비하고 방송 원고를 검토하거나 팩스로 들어온 사연을 챙겨야 하는 것. 그러나 이같은 일은 그야말로 「기본」에 지나지 않는다. 짧은 시간이지만 DJ들은 청취자에게 자신들의 행동이 전혀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을 십분 활용, 저마다의 스타일에 따라 자투리 시간을 즐긴다. KBS 2FM(89.1㎒) 「이소라의 가요광장」을 진행하는 슈퍼모델 이소라는 두시간 방송 동안 녹차를 네댓잔씩 마신다. 목이 자주 잠기기 때문. 「아에이오우」를 연발하며 발성연습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토요일마다 게스트로 출연하는 가수 이소라가 오는 날이면 발성연습은 「수다」로 바뀐다. 방송과는 전혀 상관 없는 남자친구나 옷 이야기 등이 주소재. 『두 사람이 너무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다 노래가 끝난 것을 깜빡해 PD가 지적해준 적도 있다』고 한 제작 관계자는 밝혔다. MBC FM(91.9㎒) 「박소현의 FM데이트」의 진행자 박소현도 「수다파」에 속한다. 초대손님을 편하게 해주는 「재주」를 지닌 박소현은 노래가 나가는 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이끌어간다. KBS 2FM의 「이본의 볼륨을 높여요」의 DJ 이본은 「댄싱파」. 댄스음악이 나갈 때면 부스 안에서 혼자 가볍게 춤을 추며 흥을 돋운다. SBS FM(107.7㎒) 「이숙영의 파워FM」을 진행하는 「톡톡튀는 여자」 이숙영도 「댄싱파」로 알려져 있다. 먹는 것도 자투리 시간의 즐거움 가운데 하나. 심야시간대 프로그램 DJ들의 「전문 분야」다. 밤늦게 방송을 하다 보면 출출해지기 때문. MBC FM 「FM 음악도시 신해철입니다」의 신해철은 PD와 함께 과자 음료 등을 즐긴다. 「박소현의…」와 같은 스튜디오를 쓰는 이 팀은 「박소현의…」팀과 스튜디오 안 비밀공간에 「공동의 먹을거리」를 마련해둔 뒤 다 먹는 팀이 새로 채워 넣는다는 협약을 맺기도 했다. 남자 진행자들에게 있어서 노래가 나가는 4분은 소중한 흡연시간이기도 하다. 신해철과 KBS 2FM 「윤상의 영시의 스튜디오」의 DJ 윤상 등이 주로 이 시간을 「흡연」에 사용하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