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경기침체 현상은 계속되리라 본다. 감원 명예퇴직이란 한파도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경기순환적 요인에다 누적된 구조적 요인까지 겹친 불황이기에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그림자를 걷어낼 희망의 불빛이 아예 꺼진 것은 아니다. 첨단기술력과 모험정신 그리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성장한 벤처기업들이 바로 그 희망이다. 오랫동안 우리 경제를 이끌어온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가 최근 급격한 변동을 맞고 있다. 무서운 변화와 발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기업구조는 소량화 전문화로 요약된다. 대대적 조직축소와 인원감축이 불가피해진 원인이다. 여기서 가장 돋보이는 현상은 첨단업종에서 보이는 벤처기업들의 약진이다. 한동안 일본기업에 추월당하던 미국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되찾아 역공에 나선데는 마이크로소프트 넷스케이프 등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성장해온 벤처기업들의 활약에서 그 요인을 찾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80년대초 컴퓨터산업에 뛰어든 여러 벤처기업들이 이젠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고 뒤이은 성공신화도 수없이 많다. 이들 벤처기업이 국가경쟁력의 한계를 넘어 한국경제의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해낼 원동력이 되고 있다. 불황타개의 대안은 바로 벤처기업의 육성과 발전을 통한 산업구조 조정이다. 벤처기업의 가장 큰 특징은 경영인과 사원의 구분없이 일치단결해 발전을 이끌어낸다는 점. 사원지주제 스톡옵션제 등을 통해 기업의 성공이 곧 자신의 성공이라는 생각을 갖기 때문이다. 운영방식도 효율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군살없는 조직을 갖추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더 이상 젊은 인재들이 고시공부와 대기업 입사의 좁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헛된 시간을 소모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새로운 발상과 기술 그리고 모험심과 패기로 젊은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벤처기업 지원조치들은 가뭄 속의 단비가 되고 있다. 창업초기의 우수기술인력 유치에 도움이 되는 스톡옵션제에 대한 소득세 양도세 감면 등 세제지원, 기술신용보증기금의 신용보증 지원, 대기업의 창업투자업 진출규제 철폐 등이 그것이다. 우리 경제의 미래는 모험심과 기술력으로 무장한 젊은 벤처기업인들의 어깨에 달려 있다. 윤 석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