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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18일째 명동성당 안팎]영장집행 싸고 『긴박감』

입력 | 1997-01-12 19:44:00


서울 명동성당은 일요일인 12일에도 구속영장을 집행하려는 경찰에 맞서 민주노총 사수대가 이를 저지하는 등 긴박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金壽煥(김수환)추기경은 이날 정오 미사를 집전하면서 강론 후반부에 이번 총파업 사태에 대해 언급하고 『명동성당은 치외법권지역은 아니나 종교적 성지』라면서 『이는 정부나 노동계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실이란 것을 알아야 한다』고 의미심장한 발언. 김추기경은 『지난 10일 정의평화위원회가 발표한 성명서가 이번 사태에 대한 천주교의 공식입장』이라면서 『정부와 노동계가 싸우지 말고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강조. ○…이날 낮 12시50분경 李漢宣(이한선)서울 성북경찰서장이 직원 3명과 함께 사전구속영장을 집행하러 왔으나 사수대의 제지로 또다시 영장집행에 실패. 이서장 등 경찰이 명동성당 입구에 나타나자 계단 등에 앉아 있던 노동자 학생 등 사수대 50여명이 일제히 이서장 등을 가로 막아 경찰의 영장집행은 네번째로 무산. ○…민주노총측은 지도부가 농성중인 명동성당과 서울 성북구 삼선동 사무실 앞으로 조합원들과 시민들이 보낸 성금 및 위문품이 계속 답지하고 있다고 주장. 민주노총측은 『사무실로 직접 성금을 들고 오거나 온라인으로 1만∼10만원씩 보내오는 시민들이 하루 20∼30명선으로 대개 1백만원이 넘는 성금이 모인다』며 『위문품은 주로 빵과 라면 과일 등 음식물로 명동성당 지도부와 사수대의 식량으로 쓰고 있다』고 설명. 12일 오전 權永吉(권영길)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기 전에도 자신을 공무원이라고 밝힌 한 50대 남자가 성금이 든 흰봉투를 권위원장에게 건네면서 『우리 공무원들은 노조를 만들 수도 없어 우리 권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격려하기도. ○…명동성당 민주노총 사수대와 규찰대원들은 출입자를 엄격히 통제하는 한편 명동성당 구내를 매일밤 청소하는 등 자체 질서 유지에 애쓰는 모습. 명동성당을 밤새 지키고 있는 사수대원들은 5백명 가량으로 이들은 각 산별노련별로 교대하면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데 이 가운데는 「넥타이부대」인 사무직노동자도 상당수 포함.〈李明宰기자〉 ○…민주노총은 12일 오후2시경 명동성당에서 현총련(현대그룹노조총연합)소속 근로자의 분신과 11일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통과 철회와 민주수호를 위한 범국민결의대회」 시위과정에서 30여명의 노조원들이 연행된데 대한 항의표시로 예정에 없던 집회를 개최. 이날 집회에 참석한 1천여명의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노동악법 철회」라는 구호보다 「김영삼정권 퇴진」이란구호를 주로 외쳐 총파업국면이정권 퇴진운동으로이어지는 조짐. ○…민주노총 지도부를 격려 방문하고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가진 말란테가 국제금속노련사무총장은 『상황이 당초 생각보다 훨씬 좋지 않다』면서 시종 굳은 표정. 〈李浩甲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