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權純一기자」 올해 한국남자양궁을 세계정상에 올려놓을 기대주로 첫손에 꼽히는 대표팀의 막내둥이 장용호(20·한남투자신탁). 「겁없는 10대」로 지난해 애틀랜타올림픽에 출전했던 그는 세계정상의 벽이 얼마나 두꺼운지를 뼈아프게 체험했다. 12발 최고기록이 1백17점으로 언제든지 골드(10점)를 꿰뚫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막상 세계적인 선수들과 1대1로 맞붙다보니 제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것. 장용호는 애틀랜타올림픽 개인전 8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들었고 단체전에서는 결승에 올랐지만 미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모두 휩쓴 여자양궁팀에 비해 남자양궁은 상대적으로 초라할 수밖에 없었고 이때 장용호는 「세계의 벽을 넘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남자대표팀의 김정호코치는 『한국팀의 대들보로 성장한 장용호는 테크닉에 관한한 세계 톱수준이며 남은 과제는 큰 경기에서 배짱과 여유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없이 할아버지와 할머니 밑에서 성장하면서 가난과 외로움 등 갖은 시련을 이겨온 그는 이제 마지막 남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1m71, 65㎏의 탄탄한 체격에 좌 우 시력도 1.5로 좋은 편. 전남 고흥의 과역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활을 잡은 후 광주체중,고와 동신전문대를 거쳤고 95년 11월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장용호는 오는 6월 벌어지는 제2회 서울컵대회와 8월의 캐나다세계선수권대회를 대비해 지난 6일 태릉선수촌에 입촌,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 그는 『올해에는 애틀랜타에서처럼 허망하게 주저앉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며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