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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인성교육현장/학부모체험기]이스라엘 박춘희씨

입력 | 1997-01-12 19:44:00


「토다」 「슬리하」 「베바 카샤」. 이스라엘에서 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아마도 이 세 가지일 것이다. 「토다」는 「감사합니다」, 「슬리하」는 「실례합니다」(또는 죄송합니다), 「베바 카샤」는 「부탁합니다」(영어의 「Please」)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다. 만 3세때 예루살렘의 루티간이란 사립유치원에 입학한 우리 예림이가 제일 먼저 배운 말도 이 세 가지였다. 예림이는 1주일도 안 돼 이 말을 익혀서는 집에 와서 「길에서 다른 사람과 부딪치면 「슬리하」라고 하는 거야」라며 자랑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유치원에서는 등교시간이 되면 선생님이 입구에 나와 있다가 한 아이씩 안아주며 인사를 하고 집에 갈 때도 역시 안아주며 「오늘 정말 잘 했다」고 칭찬해 준다. 수업중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심부름을 시킬 때도 「베바 카샤」, 시킨 일을 하고 나면 「토다」를 몇 번이고 반복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인사말을 익히게 된다. 또 이런 인사말만 모아 놓은 동요를 가르치고 노래가 담긴 테이프를 나눠줘 가정에서도 익히도록 한다. 1년에 몇 차례 있는 유월절 등의 이스라엘 명절과 한 학기가 끝날 때는 사은잔치를 열어 간단한 음식을 차려놓고 선생님에게 감사를 표시한다. 이때 어린이들은 초콜릿 사탕 머리핀 등의 간단한 물건을 문구점에서 파는 선물봉투에 넣어 차례대로 선생님에게 선물한다. 사은잔치에는 학부모들도 참석하지만 어린이만 선물을 준다. 돈봉투나 선물꾸러미를 건네는 어른은 없다. 예림이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도록 도와준 선생님이 고마워 직접 만든 전통매듭을 선물했다가 막무가내로 사양해 부끄러웠던 기억이 아직도 새롭다. 박 춘 희〈필자는 유학생이었던 남편(현재 이스라엘관광청 서울사무소근무)과 함께 87년부터 92년까지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살며 두 딸(현재 9, 7세)을 길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