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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PC통신에선]혼전동거 찬반론

입력 | 1997-01-12 19:44:00


▼상대 정확히 파악…결혼부작용 해소 도움▼ 남녀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는 결혼.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신성한 약속이다. 하지만 결혼 전에는 몰랐던 차이들을 느끼게 되면서 불화가 싹튼다. 『설마 이럴 줄이야』를 되뇌다가 때로는 파국으로 치닫기도 한다. 연애할 때야 눈에 콩꺼풀이 씌었으니 모두 좋아만 보이게 마련이다. 열정에 들뜬 상태인데다 만난대야 기껏 커피숍이나 야외나들이 정도. 이래서야 어찌 상대의 실체가 보이겠는가. 결혼은 모험이 아니다. 상대의 집안이나 학벌 직업 이상 등이 어찌 전부이겠는가. 보다 중요한건 사람됨됨이다. 20∼30년씩 다른 환경에서 성장했으니 얼마나 차이가 많겠는가.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평생을 약속하는건 어리석다. 만약 밤이 되어 헤어져야 한다는 안타까움이 없다면 어떨까. 함께 살면서 현실에 부닥친다면 있는 그대로 보이지 않을까. 상대의 성격 가치관은 물론 사소한 생활습관까지도 미리 파악할 수 있다면 가장 확실하다. 데이트의 마지막 단계로 혼전동거를 해본다면 모든게 해결된다. 이를 통해 서로를 확실히 알게 되면 결혼여부를 결정하자. 실제로 성생활의 갈등 때문에 이혼하는 부부도 많다는 얘기다. 결혼 후의 조화로운 성생활을 위해서도 혼전동거는 유익하다. (유니텔ID·kyk7396·내가나야) ▼사랑 아닌 이해타산 사회적 물의 불보듯▼ 사랑해서 하는 게 결혼이다. 미리 동거해보며 이것저것 탐색한 다음 결정하겠다면 그게 어찌 사랑인가. 완벽한 상대를 찾자는 핑계로 분별없이 혼전동거한다면 사랑의 본질에 어긋난다. 마음의 결정도 안됐는데 자칫 아이라도 생긴다면 어쩔건가.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물의를 빚을 게 뻔하다. 물론 정말로 사랑하는데 도저히 결혼할 수 없는 상황도 있겠다. 그런 경우라면 혼전동거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이것저것 이해타산을 따져보기 위해 미리 동거한다면 너무 삭막하다. 말이 좋아 혼전동거지 실제로 결혼이나 마찬가지다. 법적절차만 생략했을 뿐 사실혼에 해당한다. 호적만 깨끗하지 정신 신체의 흔적은 영원히 남게 마련이다. 세상은 혼자서만 사는게 아니다. 어울려 살아야 한다. 그러기에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 했다.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르라 하지 않았던가. 여기는 계약결혼이 일상화한 서구가 아니다. 우리 나름의 관습이 있다. 생각해보라. 혼전순결을 얼마나 따지는 나라인가. 혼전동거든 계약결혼이든 「흠집」이 남게 마련이다. 혼전동거 경험이 있다는데 찝찝해하지 않는 상대가 어디 있겠는가. 이 땅의 어느 부모가 딸의 혼전동거를 허락하겠는가. 그게 결혼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다. (유니텔ID·astre·돈키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