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賢眞기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를 살 때 나이 직업에 관계없이 흰색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현대 대우 기아자동차 등 승용 3사가 96년 한햇동안 국내에서 판매한 1백6만3천7백90대(기아의 12월분 판매물량은 제외)의 승용차 가운데 흰색 승용차가 37.3%인 39만7천1백77대로 가장 많았다. 흰색이 가장 인기를 얻는 것은 무난하다는 이유때문. 연령이나 사회적인 신분 직업 등에 구애를 받지 않고 몰고다닐 수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게 자동차메이커의 설명. 차종별로 보면 현대자동차의 엑센트(57%) 아반떼(40%) 쏘나타Ⅲ(30%), 대우자동차의 에스페로(75%) 씨에로(53.5%) 티코(36.7%) 등이 흰색 차량의 판매율이 특히 높았다. 흰색 다음으로 많이 판매된 자동차 색상은 검은색으로 11만9천3백70대로 전체의 11.2%를 차지. 이 색상은 대형승용차에서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현대의 그랜저와 다이너스티(79.9%) 마르샤(40%), 대우의 로얄살롱(72.5%) 모델에서 압도적인 우위. 특이한 것은 신세대 스포츠카인 티뷰론도 흑색모델의 판매율이 44%로 가장 높았다는 점. 검은색이 권위와 신분을 상징하는 색상이란 점에서 티뷰론의 경우를 제외하면 관공서나 기업, 또 기성세대들이 여전히 검은색의 이미지를 선호하고 있음을 반영.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때문에 소형차에서는 절대 검은 색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업계의 관례』라고 말했다. 그 다음 선호색상은 녹색계열(9.6%) 은색계열(9.4%) 청색계열(9.1%) 빨강계열(6.7%)이 그 뒤를 이었다. 이중 녹색과 청색, 빨강계열 승용차의 판매 증가는 지난 3년 전만 해도 미미했으나 원색을 선호하는 신세대 오너 드라이버가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분석. 대우자동차의 李暢遠(이창원)차장은 『3년전부터 자동차 3사가 젊은 층을 겨냥한 소형차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빨간색과 녹색 청색 선호도가 급속도로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미의 경우 지난 한햇동안 가장 인기를 끈 자동차 색상은 고급승용차의 경우 옅은 갈색, 중형 승용차와 스포츠카는 녹색이었던 것으로 한 조사에서 나타나 우리와는 대조적. 이차장은 『사회가 다양화할수록 흑백계열의 자동차를 찾는 사람이 줄어든다』며 『한국은 관료주의라는 장벽이 있지만 점차 선진국형으로 선호색상도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