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유통업체들이 전문경영진 체제에서 친인척 중심의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농그룹은 최근 임원급 인사에서 그동안 ㈜미도파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온 전문경영인 출신 韓眞裕 사장을 그룹종합조정실 실장으로 전보, 사실상 2선으로 후퇴시키고 朴泳逸 회장의 매제인 李尙烈 부회장을 신임 미도파대표이사 부회장에 임명했다. 이에 따라 李부회장은 전문경영인인 玄光 유통사업본부 대표이사 부사장과 함께 미도파 경영을 책임지게 된다. 대농이 부회장급을 ㈜미도파 대표이사에 임명한 것은 최근 홍콩자본의 집중적인주식매집 현상과 관련, 경영권 침해 가능성이 대두되자 미도파를 중심으로 한 유통부문의 경영체제 강화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신공영도 최근 유통사업부문의 임원급 인사를 단행, 그동안 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洪思英 전무의 사표를 수리하고 黃春基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한신코아백화점 신임대표이사에 임명했다. 黃사장은 金泰亨 회장과 동서지간으로 그동안 유통사업부문보다는 주로 건설부문 업무를 주로 수행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말 사주인 李明熙 상무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다. 신세계는 그러나 사세확장과 사주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李씨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을뿐 柳漢燮회장과 權國周사장을 중심으로 한 전문경영인체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업계는 李부회장이 점진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전문경영인체제에서 친인척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날로 치열해지는 유통환경에 보다 책임감과 애착심을 갖게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면서 『그러나 친인척체제의 강화에 따른 정실인사 및 전문경영인들과의 갈등 소지를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친인척경영체제로 운영되는 곳은 미도파, 한신코아 외에도 애경 등 전국적으로 20여개 업체에 달하고 있다.